최영훈
최영훈

한심한 보수우파라는 소리를 들어도 싸다. 서울시 교육감 보수우파 후보 1차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졌던 ‘경선 룰’ 불공정성 시비가 끝내 송사로 번졌다. 후보간 불협화음이 비방·고소전으로 비화하면서 2014년, 2018년에 이어 단일화 실패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보수우파가 분열로 패배한다면 여기에 책임이 무거운 자들은 한강물에 빠져야 한다.

"뭣이 중헌디?" 지적이 쏟아진다. 보다 못한 애국 시민들이 ‘자유민주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단일화를 촉구한다’는 광고까지 실었다. 수천만 원을 들였을 조간신문 2면 광고를 보고 절로 탄식이 나왔다. 약칭 서교연이라는 연합단체에는 살펴보니 거의 100개 가까운 단체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21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난립에 쐐기를 박는다.

2009년 직선제 전환 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우파는 단 한 번도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보수우파가 뭉치지 못해 수도 교육을, 아니 대한민국 교육 표준이라는 점에서 보면 나라 교육을 망친 거다. 참으로 통탄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통회’를 해야 하는 데도 뻔뻔하게 선거판에 낯짝을 디민다.

두 달 전 일찌감치 단일화에 나선 보수우파 진영이 여지껏 후보가 난립 상태인 건 참으로 개탄해야 마땅하다. 예비후보 중 보수우파 후보는 조영달, 조전혁, 박선영, 이주호 등 5명이다. 보수우파 단일화 작업은 지난해 말 출범한 ‘교추협’이 주도해 이끌어 왔다. 그러나 경선룰(여론조사 60%+선출인단 40% 투표)을 둘러싼 시비를 무리하게 외면해 파토가 났다.

조전혁 후보가 억지춘향식 후보가 됐지만, 선출인단 모집에 이의를 제기한 조영달 후보의 이탈로 빛이 바랬다. 조영달 후보는 보수우파 및 중도까지 포함한 단체인 ‘서리본’(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 후보로 확정돼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사퇴한 박선영도 아직 예비후보 명단에는 적을 두고 있는 상태다.

교추협은 "교추협을 비방했다"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등 혐의로 조영달 후보를 검찰에 고소했다. 옛말에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 했다. 초중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의 최고책임자가 되겠다는 자. 그런 자가 고소고발이나 한다면 그게 말이 되는가? 교육감 후보 자격이 있는가?

당장 고소를 철회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막판 후보단일화 작업에 순순히 응할 것을 당부한다. 이 와중에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까지 지낸 이주호가 ‘2차 단일화’ 운운하며 예비후보로 나서는 망동까지 저지른다. 그러자 조영달·조전혁은 강하게 반발하며 앙앙불락이다. "이주호 전 장관은 심판이 아닌 감독으로 있다가 뒤늦게 저런 식으로 참전한다는 게 무슨 명분이 있느냐?"(조전혁)

조영달 후보 역시 이주호의 지각 출마 선언에는 비판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낸다.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주호가 무슨 놈의 단일화 운운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이제 교추협 서리본의 1, 2차 단일화에 이은 3차 막판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 후보난립 사태에 그저 손을 놓고 망연자실 지켜보며 답답하다는 반응만 보이고 있을 때가 결코 아니다.

2018년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에서 박선영·조영달 후보가 출마해 진보좌파 단일 후보 조희연에게 패했다. 앞서 2014년에는 문용린·고승덕 후보로 보수표가 갈려 패배한 상황을 세번째 되풀이해선 결코 안 된다.

전교조 주도의 좌파교육 신적폐를 청산하고 보수우파 교육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개인 영달과 야욕에 빠져 이권을 노리며 교육감 자리에 침 흘리는 자들, 이들은 6.1 선거 이후 철퇴를 맞을 것이다. 국민들이 공정과 상식으로, 보수우파 막판 단일화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낼지 두 눈을 치켜뜨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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