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전통·영향력 세계 최고...58개 국가서 작가 213명 초청
우리나라 정금형·이미래 참여...'나선' 주제로 한국관도 운영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에 전시된 미술작품. 오는 23일부터 7개월간 베네치아 자르디니공원과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개막될 예정이다. /연합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에 전시된 미술작품. 오는 23일부터 7개월간 베네치아 자르디니공원과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개막될 예정이다. /연합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총감독을 맡은 이탈리아 출신 체칠리아 알레마니(45) 뉴욕 하이라인 파크 예술총괄 큐레이터. 개성 있고 독창적인 현대 미술의 정수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 축제인 ‘베네치아 비엔날레’ 제59회 국제미술전이 3년 만에 막을 올렸다.

20일(현지시간) 프리뷰(사전 공개)를 시작으로, 베네치아 자르디니공원과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공식 개최될 예정이다(4월23일~11월22일). 1895년 시작된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전통적으로 미술전(홀수 해)과 건축전(짝수 해)이 열린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예정된 건축전이 2021년으로 연기되면서, 미술전은 짝수 해인 올해가 됐다. 세계 각지의 비엔날레 가운데 ‘예술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역사와 전통, 영향력 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이번 미술전 총감독은 이탈리아 출신 체칠리아 알레마니(45세, 뉴욕 하이라인 파크 예술총괄 큐레이터), 2017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이탈리아관을 기획했던 인물이다. 행사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비엔날레 총감독 직책이 맡겨졌다.

‘꿈의 우유’(IL LATTE DEI SOGNI)가 이번 비엔날레 주제다. 상상의 세계에 사는 동물 이미지를 그린 초현실주의 여성화가 리어노라 캐링턴(1917∼2011)의 책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신체의 변형’ ‘개인과 기술의 관계’ ‘신체와 지구의 연결’ 등 크게 세 가지 소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전 세계 58개국의 작가 213명이 초청됐다(신규 참여 작가만 180명, 전체의 90%가 여성).

한국작가 가운데 2명이 초청장을 받았다. 제16회(2015)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한 행위예술가 정금형(42),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고 독특하면서도 비균질적 미학을 시도한 설치작가 이미래(34), 모두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여성 작가들이다.

베네치아비엔날레 국가관 전시 또한 눈길을 끈다. 각국의 커미셔너가 자체 선정한 대표작가를 내세워 자국 예술의 매력을 뽐내는 자리다. 총 81개국이 참가한다. 한국관은 1995년 맨 마지막 26번째로 세워졌는데, 아시아 국가로선 한국 일본 뿐이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나선’(螺旋, Gyre)을 주제로, 이영철(65) 예술감독과 김윤철(52) 작가가 함께 꾸민다.

김 작가의 신작 3점을 포함한 설치작품 총 7점이 소개된다. "살아 호흡하고 움직이는 듯한 작품을 통해 사물·자연·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재조명"하는 작품들이다. "생과 사의 무한한 순환 속에서 세계와 물질이 끊임없이 소용돌이친다. 계속 유동하고 흐르는 것, 변화하는 것, 에너지에 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김 작가의 말이다.

한편 한국 작가의 수상(受賞)도 희망적이다. 관련 전문가들의 논평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엔날레 주최 측은 공식 개막일인 23일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 국가관상·최고작가상, 본전시에 초대된 35세 이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은사자상, 특별상 등을 시상할 예정이다. 2015년 본전시에 참여한 임흥순(53)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사자상을 받은 바 있다.

김윤철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부풀은 태양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김윤철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부풀은 태양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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