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이상민 의원 이어 초선까지 반발
조응천 "국민들은 꼼수라 생각할 것"...이소영 "명백한 편법"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민형배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4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의원, 민 의원, 윤영덕 의원. /연합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민형배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4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의원, 민 의원, 윤영덕 의원.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을 위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전격 탈당해 무소속으로 법제사법위원으로 배치된 것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 지난 20일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이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 지적한 데 이어, 조응천 의원 역시 "국민들 보시기에 꼼수라고 생각할 것"이라 지적했다.

민 의원의 탈당과 법사위원 배치는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시 참여하게 될 무소속 의원 1인으로 민 의원을 배치, 속전속결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위장 탈당’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조국 사태를 패배 원인으로 거론하면서 일부 강경 지지층들로부터 ‘초선 5적’으로 불렸던 이소영 의원은 21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 의원은 서한에서 민 의원 탈당에 대해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라며 "민주당과 가까운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지정해 (국회법)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은 있었지만 엄연한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숫자를 맞추는 일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건조정위원회는 날치기나 물리적 충돌이 횡행하던 후진적 모습을 청산하고자 여야 이견을 숙려·조정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만든 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편법을 강행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의 빈틈을 노려 스스로 만든 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며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편법적 수단까지 정당화하며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민 의원 탈당을 카드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하려는 모습이 위성정당을 창당하던 때와 닮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사 기소 분리라는 법안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은 2년 전 위성정당 창당 때와 다르지 않다"며 "국민들에게 이게 옳은 일이라고 설명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떳떳하지 않은 선택을 할 때 국민은 우리에게 실망했다"며 "그런 선택의 결과로 두 번의 연이은 선거에서 뼈아픈 심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또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했다.

소장파 박용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 공감대 없는 소탐대실은 자승자박. 5년만에 정권을 잃고 얻은 교훈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검찰개혁 의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갑자기 내세운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지금 우리의 검수완박을 향한 조급함은 너무나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에 정의당을 끌어들이려다 실패하고 양향자 의원을 사보임했지만 실패하니 이제는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를 통과하려 한다"며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민주당이 지금 선을 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라는 넓은 길로 돌아가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며 "사실은 조금 두렵다.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재차 우려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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