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국민의 신뢰가 더 떨어지기 전에 윤석열 당선자가 내정을 포기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더 이상 변명은 무리다. 본인은 억울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들을 일일이 따져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은 시간 낭비다. 본인도 인정한 실정법 위반을 포함해 의혹이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위장전입 및 농지 취득, 농지 대리 경작, 자녀 경북대 의대 특혜입학, 아들 병력비리, 병원장 때 채용비리와 코로나 사태 심야 법인카드 사용 등등. 하나하나 심각한 사안이다. 언제 다 제대로 밝혀 낼 것인가? 그뿐 아니다. 자신이 윤석열 당선자와 40년 친구라고 밝힌 것도 문제다. 장관이 될 기본 자질을 의심치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장관 후보 한 명의 문제를 다 검증하려다 새 정부는 새 출발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 그를 지키려다 내각 전체의 인상을 그르칠 수 있다. 그가 반드시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새 정부에 부담을 주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더 버틸수록 부정부패 좌파들을 단죄할 명분을 잃는다. "보수는 원래 부패하고 타락한 집단"이라고 덮어씌우던 좌파들에게 정당성을 주게 된다.

좌파들 속성은 우파의 조그만 틈이라도 놓치지 않고 덤벼드는 것이다. 당장에 조국 전 장관이 "왜 우리 가족만 문제 삼느냐"고 들고 나온다. 뻔뻔하다. 하지만 그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좌파정권 부패의 상징이었던 인물이 되레 고개를 쳐들도록 정 후보는 빌미를 주었다. 이것은 개인 차원이 아니다. 이제 좌파들은 정 후보 문제를 마구 부풀리면서 보수우파들에 대한 거친 공세를 펼칠 것이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 등에 대한 수사도 부패집단의 명분 없는 보복이라 몰 것이다.

국민들은 "새 정부가 좌파들과 무엇이 다른가?" 되묻는다. 신중하고 사려 깊지 못해 좌파들에게 역공 기회를 주는 것을 나무란다. 하루라도 빠른 결단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윤 당선자에게는 거대야당이 도사린 험난한 정국 운영의 아주 작은 고비일 뿐. 내칠 때는 머뭇거림 없이 내치는 정면 돌파를 보여줘야 한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