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처리를 위해 민형배 의원을 꼼수 탈당시킨 것이 민심의 역린을 건드렸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의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은 일종의 양심선언이었다. 양 의원의 반대 입장이 분명하자 민주당은 민 의원을 탈당시켜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원으로 앉히려 했다. 민주당으로선 법사위 통과를 위한 ‘묘수’로 생각했겠지만, 국민의 눈에는 양심을 짓밟은 민주당의 행패로 보인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0일 민주당 172명 의원 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참여연대마저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냈다.

민주당 내부는 벌집을 쑤셔놓았다. 원로 이상민 의원은 "헛된 망상, 패가망신 지름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용진 의원은 "국민은 민주당이 선을 넘었다고 본다"며 "(당 지도부의) 검수완박을 위한 상황논리, 비상한 결단이라는 말은 원칙을 저버린 또다른 소탐대실"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조응천 비상대책위원은 2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 의원 탈당에 대해 "사실 국민들의 시선이 두렵다"고 했다. 개인 정치인이든 정당이든, 정치는 국민의 상식을 넘어서는 순간 몰락하기 시작한다. 민형배 의원 탈당 꼼수는 민주당의 ‘몰상식’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내세웠던 ‘검찰개혁’ 대의명분도 함께 몰락할 것이다.

정의당과 시대전환 등 속칭 ‘범진보’ 진영도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민주당만 고립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의 서울시장 경선 컷오프 등으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임시 봉합됐던 이재명-이낙연계의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문재인 지지 친문세력은 이미 ‘반명’(反이재명)으로 결집하여 당을 뛰쳐나간 상태다. 최근 이들은 ‘공정과 상식을 위한 시민동행’을 결성, 수도권을 중심으로 세를 모으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80년대 운동권 NL·PD 출신이 다수다. 구동교동계와 전문직 출신들이 일부 있다. 이들에게서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앙시엥 레짐’은 반드시 붕괴된다. 지금의 민주당도 해체되지 않으면 살아날 길이 없다. 민주당의 해체와 재건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그 타이밍이 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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