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중단 22일만에 시위 재개...열차 탄 뒤 휠체어 내려 '오체투자'
경복궁역·시청역 상하행선 스톱...시민들 "장애인들 인식만 나빠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이 21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재개된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대통령직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시위를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이 21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재개된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대통령직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시위를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예고했던 대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날 시위로 인해 2·3호선이 1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21일 오전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이동권 대책이 미흡하다며 이 같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달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인수위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잠정중단한지 22일만에 시위 재개다.

이날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인수위가 끝내 공식 답변을 주지 않았다"며 "인수위 브리핑은 20년간 양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한다는 약속을 한다면 이 같은 지하철 시위를 멈추겠다고 말했다. 만약 약속하지 않는다면 매일 경복궁역에서 지하철시위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윤석열 새정부 출범까지 매일 삭발투쟁도 진행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하철에 올라탄 뒤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 바닥을 기어다니는 ‘오체투지’행진을 기행하기도 했다. 2호선 시청역에서도 전장연 활동가들이 줄지어 열차 바닥에 엎드려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 같은 시위로 인해 경복궁역에는 상·하행선 열차가 수십분간 역을 떠나지 못했다. 출근길 열차 안 시민들은 불만을 표현했다.

시민 A씨는 "생업이 달려있는 출근하는 국민들을 방해하는 방식의 시위는 좋지 않다"며 "이런식으로 강행하면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만 더 안 좋아질 뿐이다"고 말했다. 시민 B씨는 "나에게는 전장연 소속 장애인인지 아닌 장애인인지 구분할 눈이 없다. 확실한 것은 장애인들의 부적절한 시위로 나의 직장생활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다시는 어떤 도움 요청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운행은 전장연이 경복궁역 대합실에서 삭발식을 준비하기 시작한 오전 8시 50분께부터 정상화됐다. 2호선은 9시 28분께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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