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진입해 실랑이...창업주 가족 1명 부상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의 터줏대감 격인 노포(老鋪) ‘을지OB베어’가 6번째 강제집행 끝에 철거됐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에 따르면 법원 등이 고용한 용역 등 100여 명은 21일 오전 4시 20분께 을지OB베어 강제집행에 나섰다. 이들은 1시간여에 걸쳐 을지OB베어 간판을 끌어 내리고 내부 집기류도 모두 빼냈다. 사진은 새벽 강제집행이 들어간 을지OB베어. /연합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노가리골목의 42년 노포 ‘을지OB베어’가 결국 강제집행 철거됐다.

21일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에 따르면 법원 등이 고용한 용역 등 100여 명이 이날 오전 4시 20분께 을지OB베어 강제 집행에 나섰다. 1시간여 만에 을지OB베어 간판을 끌어내리고 내부 집기류 등도 모두 빼냈다.

을지OB베어 내부에는 강제집행에 대비해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가게를 지켜왔다. 이들은 용역이 진입하자 거세게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창업주 가족 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인 을지OB베어와 건물주 간 분쟁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임대계약 연장을 두고 건물주가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을지OB베어는 1심·2심서 패소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면서 가게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노가리골목 만선호프 사장A씨가 을지OB베어 입점 건물 일부를 매입하면서 건물주가 됐다.

만선호프와 을지OB베어 측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인상하고 을지OB베어가 그간 강제집행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계속 장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상호 합의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만선호프 측에서 을지OB베어 소유 부지에 화장실을 새로 지을 공간을 요구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는 것이 을지OB베어 측 주장이다.

을지OB베어는 1980년 문을 열었다. OB맥주의 전신인 동양맥주가 모집한 프랜차이즈 1호점으로 시작해 창업주의 딸 강호신씨와 사위 최수영씨 부부가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