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적들 다시 생각하게 될 것"...美 국방부 "별다른 영향 없다"

러시아 거리의 푸틴 벽화와 ‘Z’.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 카시라 마을의 한 아파트 벽면을 가득 채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상화 옆으로 20일(현지시간) ‘Z’ 마크가 부착된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러시아에선 ‘Z’ 표시가 푸틴 대통령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지하는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EPA=연합
러시아 거리의 푸틴 벽화와 ‘Z’.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 카시라 마을의 한 아파트 벽면을 가득 채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상화 옆으로 20일(현지시간) ‘Z’ 마크가 부착된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러시아에선 ‘Z’ 표시가 푸틴 대통령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지하는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EPA=연합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핵 탄두를 싣고 지구 어느 곳이든 1시간 내에 타격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무기로, 핵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타스·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오후 3시12분(한국시간 오후 9시12분) 아르한겔스크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ICBM ‘사르맛’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테스트 과정이 마무리되면 전략 미사일 부대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이 독특한 무기가 우리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위협으로부터 러시아의 안보를 확실히 보장할 것",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을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사거리 1만8000㎞의 사르맛은 최대 15개 다탄두(MIRV·1개의 미사일에 실려 각기 다른 목표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복수의 탄두)와 여러 개의 신형 극초음속 탄두(HGV)를 탑재할 수 있다. 사르맛에 장착된 핵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000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발사에 대해 미국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통상적인 것이며 놀랄 일 아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의 말이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 및 그 동맹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사전에 발사계획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매주 2~3차례 러시아의 핵 동향을 보고받는다는 것,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군 당국의 우려 등을 보도했다.

러시아 은행과 가상화폐 채굴업체 및 개인 등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도 화제다. 특히 이번 제재 대상엔 우크라이나 가상화폐 채굴 업체인 비트리버와 계열사도 포함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상화폐 채굴 업체가 제재 명단에 포함되긴 처음이다(러시아의 가상화폐 시장 규모, 세계 3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외부와 고립된 채 결사 항전 중인 마리우폴에서 대규모 잔혹 행위 발생 가능성을 걱정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밤새 우크라이나에서 1053개의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7개 군장비 부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측에 자국의 요구를 담은 협상안을 전달했다는 러시아에 대해, "그런 서류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는 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반박이었다.

한편 미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방 재무장관들이 러시아 재무장관 연설 때 집단 퇴장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영국·캐나다 재무장관 등이 퇴장에 동참했다. 한국 대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이탈리아·독일 등 주요 7개국(G7) 일부 재무장관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러시아군 수호이(Su)-34 전폭기의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20일(현지시간)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제철소에는 항복을 종용하는 러시아군의 최후통첩을 거부한 우크라이나군 2천500여 명 외에 민간인 1천여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
러시아군 수호이(Su)-34 전폭기의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20일(현지시간)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제철소에는 항복을 종용하는 러시아군의 최후통첩을 거부한 우크라이나군 2천500여 명 외에 민간인 1천여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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