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보수 진영은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광우병 난동’을 못막았다. 대통령이 친북좌파 세력의 난동에 떠밀려 북악산에서 ‘아침이슬’을 불렀다. MB정부 국정계획이 초장부터 뒤틀렸다. 박근혜 정부 때 친북좌파 세력은 안보당국의 사이버 안보활동을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증폭시켰다. 뒤이어 ‘세월호’가 터졌다. 거짓이 산처럼 쌓이면서 대통령이 탄핵됐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두 명의 전직 대통령, 네 명의 국정원장이 투옥됐다. 모든 불행의 출발지는 어디인가?

암세포는 약한 세포부터 공격한다. 약한 세포가 무너지면 그 자리에서 자기증식을 시작한다. 친북좌파가 노리는 정부의 약한 세포는 ‘도덕성’이다. 상대의 도덕적 흠결을 탐색한다. MB정부의 ‘약한 세포’는 대통령의 친형이었다. 친형 이상득 의원이 집권 여당의 중진. 암세포는 공격을 개시했다. ‘만사형통’(萬事兄通). 동생이 대통령이라면 친형은 무조건 외국에 나가버리는 게 도의다. 결국 MB는 코너에 몰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가 ‘광우병 난동’으로 자기증식했다.

지금 윤석열 당선인 주변에 난기류가 있다. 대통령실 인사·총무 직책에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 측근 참모들이 거론된다. 인사기획관에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 총무비서관에 윤재순 부천지검 사무국장이다.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다. 두 사람의 인사를 거론하려는 게 아니다. 두 사람 인사가 ‘윤 당선인의 고육지책’이라는 말이 나온다. 왜 고육지책일까. 지금 대통령실 인사는 MB계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판을 친다. 속칭 ‘윤핵관’을 비롯, MB 때 청와대 사람들이다. ‘MB 버전-2’. 그 배경에 MB 때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씨, 이상휘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들과 ‘윤핵관’이 인사를 주무르면서 윤 당선인을 에워싸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이 인사·총무비서관만큼은 구(舊)MB계 추천이 아닌 최측근을 두려 한다는 것. ‘정치 신인’ 윤 당선인의 일종의 ‘자기 방어’다.

내부 갈등은 항상 ‘디테일’(detail)에서 터진다. 지금 새 정부의 ‘약한 세포’는 정치 신인 윤 당선인이 아니다. 오히려 ‘윤핵관’과 구MB계로 보인다. 주류 언론의 경고등이 켜지면 이미 늦다.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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