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대성당에서 열리는 정교회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고대 율리우스력을 기념하는 정교회의 올해 부활절은 4월 24일이다. /A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대성당에서 열리는 정교회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고대 율리우스력을 기념하는 정교회의 올해 부활절은 4월 24일이다. /AP=연합

(우크라이나·러시아의 동방정교 포함) 기독교 최대 축일 ‘부활절’에도 러시아의 공세는 여전하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순항미사일 공격(최소 6발)으로 오데사에서 생후 3개월 아기를 포함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지역과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등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푸틴이 지난 21일 마리우폴을 사실상 점령했다면서 아조우스탈 ‘봉쇄’를 명했지만, ‘공격’으로 전략을 수정한 듯하다.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모든 도시가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부대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진지에서 새로운 방어선으로 철수하고 있다. 오데사·마리우폴·돈바스 지역에 대한 일제 공격이,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러시아의 ‘2단계 작전’을 보여준다. 마리우폴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만후시에선 집단매장지로 추정되는 300여 개의 구덩이들이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수천 구의 시신을 검은 가방에 수거한 후 트럭을 이용해 매장지로 실어 날랐다", "만후시에 최대 9000명을 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험발사에 성공한 러시아 5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맛’이 올해 안에 실전 배치될 전망이다.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주(州)에 첫 부대가 창설될 것으로 보인다. 사르맛에 장착된 핵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00배 이상이라는 평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다음 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차례로 방문해 중재에 나선다. 부활절을 맞아 인도주의적 휴전을 제안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회담을 재차 제안했다. 그러나 마리우폴 주민들을 상대로 가짜 국민투표를 조직할 경우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럽 탐사보도’(IE)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2015∼2020년 총 3억4600만 파운드(약 5553억원) 규모의 군사장비를 러시아에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EU는 대(對)러시아 무기수출을 금지해왔으나, 제재를 교묘히 피해 장기간 무기장사를 해 온 것이다.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한 국가가 프랑스(약 2400억원)이며, 독일이 뒤를 이었다(19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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