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 움직임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적인 성장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 움직임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적인 성장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

미국의 긴축 강화로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가 급속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적인 성장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하고 있는 은행주들은 약세장에서도 소폭 오르거나 낙폭이 적은 등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코스피 시장에서 네이버는 전일보다 3.83% 하락한 28만8500원으로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는 2.5% 떨어진 8만9700원으로 9만원을 밑돌았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 상장사들은 최근 나흘 연속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452억원, 3018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41만원, 현대차증권은 55만원에서 5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인건비를 올려 올해 실적 전망이 부정적이고, 금리 인상에 따라 성장주가 조정을 받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은행주들은 선전하고 있다. 이날 신한지주는 장중 4만2950원까지 오르다 막판 0.24% 하락한 4만20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장중 4만9350원까지 올올랐다 2.67% 하락한 4만74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1분기 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이 불어나면서 국내 주요 금융그룹은 최대 이익을 거뒀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5조2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이면서 분기 기준으로도 처음 5조원을 넘어섰다.

이를 개별 그룹별로 보면 △KB금융 1조4531억원 △신한금융 1조4004억원 △하나금융 9022억원 △우리금융 8842억원 △NH농협금융 5963억원이다. KB·신한·우리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4.4%, 17.5%, 32.5% 늘어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나금융도 역대 최대는 아니지만 1년 전보다 8.0%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은행주들이 당분간 양호한 실적 흐름과 배당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올리고 매수를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5만5000원→6만2000원), 하나금융투자(5만6000원→5만9000원), 한화투자증권(5만4000원→5만6000원) 등은 신한지주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KB금융 목표주가를 7만8500원에서 8만3000원, 한국투자증권은 7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하나금융지주 목표주가도 한국투자증권은 6만2000원에서 6만9000원, 하이투자증권은 6만원에서 6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우리금융지주 목표주가는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일제히 2만2000원으로 올렸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개 금융지주 실적 개선은 순이자마진(NIM) 상승에 의한 이자이익 증가 덕분"이라며 "대출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마진이 크게 상승하면서 높은 이자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은행 지주들의 배당 성향 개선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의 자사주 1500억원 소각과 신한지주의 자사주 1500억원 소각 예정 등 은행 지주의 자본정책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당 측면에서 신한지주는 지난해 분기 배당,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는 반기 배당을 실시했다. KB금융은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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