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정교회 대성당 부활절 미사에 참석해 성호를 긋고 있다. /AFP=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정교회 대성당 부활절 미사에 참석해 성호를 긋고 있다. /AFP=연합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對)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을 제재 명단에 올리려다 막판에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재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알리나 카바예바(39)에 대한 제재 패키지를 준비해왔다. 카바예바가 푸틴 대통령의 개인 재산을 해외에 은닉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사적인 일격이 현 사태를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최종 승인 과정에서 제외됐다. ‘푸틴 대통령의 공격적인 대응 방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은 모양새다.

카바예바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가 WSJ에 "제재를 언제 부과해야 최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저택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던 카바예바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가족이 전쟁에 관한 나름의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한다." 지난 23일 자신의 이름을 딴 리듬체조 행사 ‘알리나 페스티벌’ 발표 행사에 등장해 카바예바가 말했다.

‘알리나 페스티벌’은 다음달 9일 러시아의 나치독일에 대한 승전 기념행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승절 기념식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날 러시아를 향해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인근에서 회담을 개최하자는 우크라이나 측 제안이 있었다. 마리우폴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 제36 해병여단과 아조우 연대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거점으로 결사항전 중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늦게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회동했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문을 희망했지만,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에 그친 것이다.

‘푸틴의 연인’ 알리나 카바예바(오른쪽)와 주니어 리듬체조 대표팀 감독 예카테리나 시로티나(왼쪽)). /예카테리나 시로티나 인스타그램 캡처
‘푸틴의 연인’ 알리나 카바예바(오른쪽)와 주니어 리듬체조 대표팀 감독 예카테리나 시로티나(왼쪽)). /예카테리나 시로티나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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