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장정석 단장이 6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 오토랜드 광주’ 대강당에서 열린 김종국 감독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
KIA 타이거즈 장정석 단장이 6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 오토랜드 광주’ 대강당에서 열린 김종국 감독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그저 올해 가을 야구를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것임은 포수 박동원(32) 영입으로 명백해졌다.

KIA는 24일 키움 히어로즈에 내야수 김태진에 2023년 신인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얹어 주고 박동원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KBO 사무국이 25일 이번 트레이드를 승인함에 따라 박동원은 당장 26일 kt wiz와의 경기에 호랑이 유니폼을 입고 뛴다.

KIA는 박동원의 1군 등록을 앞두고 우타 포수 한승택을 2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키움 감독 출신 장정석(49) KIA 단장이 진두지휘한 박동원 영입 작전은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KIA는 스프링캠프 시작 전에 포수 약점을 메우고자 트레이드를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군불을 땠다.

박동원을 염두에 두되 호랑이 안방을 나눠 보던 김민식(33)과 한승택(28)의 투지를 자극해 상승효과를 노려보겠다는 양수겸장의 포석이었다.

키움과 트레이드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김민식과 한승택 중 한 명이 시범경기와 정규리그에서 확실한 주전 포수를 꿰차기를 바랐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KIA는 불과 정규리그 19경기를 치르고 나서 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다.

좌타자에게 편중된 현재 타선 지형을 바꾸지 않고서는 상위권 도약이 어렵다는 한계를 확인해서다.

나성범과 최형우 두 좌타자의 파괴력과 팀 공헌도는 KIA 타선의 중추를 이룬다. 한창 타격 감각 좋은 류지혁도 좌타자다.

그에 비해 김선빈, 황대인, 김도영 등 우타라인의 무게감은 크게 떨어진다.

일발 장타력을 지닌 박동원이 가세해 KIA는 좌우 타선은 물로 상·하위 타순이 균형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 야구에서 강팀의 필수 요건 중 하나로 공격형 포수가 거론되는 만큼 KIA는 지금보다 위로 올라갈 기회를 잡았다.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해 역대 가장 많은 11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KIA는 결정적인 트레이드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마지막 퍼즐을 채운 팀으로 유명하다. 박동원도 ‘박씨 물고 온 제비’이길 바란다.

2009년 LG 트윈스에서 KIA로 이적한 거포 김상현, 201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KIA로 옮긴 이명기(현 NC 다이노스)와 김민식은 그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샴페인을 터뜨린 주인공이다.

김상현과 이명기·김민식은 모두 시즌 개막 직후인 4월에 KIA 유니폼을 새로 입고 성공리에 적응했다.

이처럼 기왕 데리고 오려면 일찍 데려와야 한다는 두 번의 성공담이 박동원의 트레이드를 앞당긴 지도 모른다.

출범 40년을 맞이한 KBO리그의 ‘1호 트레이드의 사나이’ 서정환 전 삼성 라이온즈·KIA 감독 역시 1982년 말 삼성에서 해태로 옮겨 이듬해 해태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했다.

비(非) 자유계약선수(FA) 장기 계약, 기둥 투수 김광현 영입에 그야말로 엄청난 돈을 퍼부은 SSG가 올 시즌 전 완벽한 전력 구축으로 현재 선두 질주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KIA는 시즌 중에도 쉼 없이 전력 보강에 매진할 태세다.

장 단장은 "팀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언제든 트레이드 문을 열어두겠다"며 공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는다.

그만큼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탄이 ‘빵빵하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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