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왜 김정은 부탁에 응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왜 김정은 부탁에 응했나?
  • 서명구
  • 승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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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 성공위해 남북관계로 南체제 바꾸기 노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 국내 자유민주 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왜 비밀회담이라는 무리수까지 두면서 김정은을 만났을까? 우선 김정은이 다급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지난 5월 24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는데도,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보란 듯이 미북정상회담 파기서한을 공개했다.

궁지에 몰린 북한 측은 미국에 대해 즉각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26일에는 판문점에서 비밀리에 남북정상회동을 가졌다. 김정은은 그동안 “참 그 사람들, 자기네 역할 했으면 거기까지만 해야지 왜 자꾸 더 하려고 하는지”라고 한국을 따돌리던 참이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사정이 급했던지 문 대통령에 SOS를 쳤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27일 기자회견을 놓고 볼 때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은 아무런 새로운 것도 없다. 적지 않은 문제점만 노정했다. 정상회담 자체가 비밀리에 전격 개최된 것 자체가 유례없는 일이었다. 비록 사후 그 내용이 일부 공개되었지만, 실무자간 사전 접촉은 몰라도 정상간 비밀 회담은 통치권의 남용을 막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상 비밀회동, 통치권 남용 막기 어려워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상간 ‘격의 없는 소통’을 하였다는 등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김정은과 ‘우리 정상들’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는 등, 이제 ‘우리 민족끼리’에서 ‘우리 정상끼리’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분위기다.

내용 면에서도 CVID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언급은 피한 채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만 강조하는 등 북한 편을 드는 ‘민족공조’로 일관했다. 문 대통령은 CVID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는데도 동문서답하다가 재차 질문이 들어오자 그것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해결될 문제라고 답변을 하지 않았다. 문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는 확신을 그동안 여러 차례 표명해 왔지만 이번에도 그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

현재 한반도 정국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문 대통령 입장이다. 이번 5·26 판문점 회동 직전까지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양쪽에서 모두 따돌림당하는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 문 대통령은 운전자 혹은 중재자 입장을 내세우고 미북 정상회담 중매에 나섰으나, 구체적인 조건을 따지는 단계에 들어가면서 양측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중재자 입장에서 미북회담을 주선한다고 나섰지만 북한으로부터는 오지랖 넓다는 핀잔을 받는가 하면 미국으로부터는 왕따를 당하는 이중 수모를 겪었다. 이제는 수세에 몰린 북한의 방패막이로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문정부는 왜 이러한 역할을 자청해 나섰는가?

문정부는 스스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존재임을 자임하고 있다. 혁명의 성공은 그것의 체제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지난 5월 24일 대통령발 헌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것에서 본 것처럼 현재로서는 본격적인 체제 변화가 불가능하다. 본격적인 지형변화를 위해서는 2020년 총선거를 기다려야 한다.

◇백낙청 “반공·반북은 그동안 이면헌법”

따라서 그동안 문 정부는 ‘적폐청산’을 통해 반대세력을 제압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한편, ‘사실상의 체제변화’를 추진해 온 것이다. 남북관계의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자문위원이기도 한 백낙청씨가 5월 24일 한 토론회에서 주장하였듯이 “한반도 평화의 달성이야말로 촛불 정부에 안겨진 최대 과제”로서, “남북관계의 대전환이 촛불혁명의 남겨진 국내과제 해결에 새로운 동력을 둘 것”이기 때문이다.

백 씨는 일찍이 김일성의 일제하 행적 우상화를 ‘건국신화’라고 감싸는가 하면 북한 핵에 대해서는 “군사적 억지력을 위한 것이니까 일리가 있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는 “남한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강변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동안 반공, 반북이야말로 ‘이면 헌법’이었다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촛불이 이를 일시 중지시켰지만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며 그러한 시대를 끝내기 위한 전기가 바로 판문점 선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한마디로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목적 자체가 촛불혁명의 완수를 위한 국내 체제 변화에 있는 것이다.

문 정부에는 과거 핵을 개발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는 북한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이를 대변했던 이러한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였다면 북한은 핵을 개발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문 정부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말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들은 이번에도 북한의 주장인 ‘한반도 비핵화’에 맞장구치고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가 활성화 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반공과 대북 경계심 자체를 이완시키고 궁극적으로 없애려는 것뿐이다. 그 결과가 바로 사상 유례 없는 북한 전체주의 집단과 대한민국 정부가 한편이 되어 국제사회와 맞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국민적 열망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흐름 앞에서 문재인 정부는 과연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문 대통령, 어디로 가시나이까(Quo vadis, Praeses)? 

◇서명구 박사는?

-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 성신여대 박사

- 대통령 정책조사비서관, 국회의장 기획비서관 역임

- 現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강사

smg2018@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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