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21)
(좌승희)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21)
  • 더 자유일보
  • 승인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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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자유일보>는 좌승희 박사의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2018년 2월 기파랑 출판)⟫을 연재합니다. 자유일보 애독자들에게 대한민국 경제의 본질적 고질적 병폐인 저성장과 양극화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21>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

제1장 저성장과 양극화의 원인; 자본주의가 문제인가

제2장 경제발전의 일반이론: 자본주의 경제발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제3장 정치경제체제 유형과 경제발전의 역사적 경험

제4장 세계 경제문제의 원인과 동반성장 친화적 정치경제체제의 모색

제5장 박정희 동반성장의 산업혁명: 성과와 경험

제6장 한국경제 실패의 역사: 박정희 청산과 저성장, 양극화

제7장 동반성장 회복을 위한 국가개조의 길: 박정희 동반성장의 교훈

1971년 충북 청원의 한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
1971년 충북 청원의 한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

 1. 정치개혁:정치의 경제화 시급하다

-경제 사다리와 정치 사다리를 구별할 수 있어야

동반성장을 위한 정치개혁 과제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결국 어떻게 정치가 경제발전의 작동 원리인 ‘신상필벌의 경제적 차별화’ 기능을 훼손하지 않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귀결되게 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경제와 민주정치의 속성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미 논한 대로 성과에 따른 경제적 차별화가 경제발전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발전을 위한 경제적 인센티브의 사다리는 수직으로 서 있어야 발전의 동기를 살려 낼 수 있다. 반면, 자유와 평등의 양 바퀴로 굴러가는 민주정치는 사다리를 눕혀 정치적으로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려 한다. 이 이상이 가장 잘 표현되는 것이 1인 1표의 선거제도이다.

그런데 이러한 민주정치는 바로 그 1인 1표 제도 때문에 포퓰리즘화되면서 정치적 평등을 넘어 경제적 평등주의를 추구함으로써 경제 사다리를 눕히려 한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따라서 경제 번영을 위한 민주정치 개혁의 요체는 정치적 평등의 사다리를 추구하는 정치가 세워져 있어야 할 경제 사다리를 눕히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있다. 바로 정치의 경제화가 필요한 것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

오늘날 전 세계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 등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정치경제체제를 선택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경제는 거의 모든 나라가 예외 없이 저성장과 분배 악화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전후 60여 년의 세계 정치 경제 발전사를 되돌아보면 민주주의 정치와 시장경제는 원리 상은 물론 경험 상으로도 서로 조화를 이루기가 어려운 체제임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시장경제란 원리 상 경제적 차별과 차등, 불평등을 그 바탕으로 한다. 우리 모두는 소비자로서 제한된 구매력을 가지고 내가 가장 원하는 재화만을 구매하고, 가장 훌륭한 사업 파트너와만 협력하고, 은행은 사업능력이 있는 개인과 기업에게만 신용을 주고, 주식투자자들은 성공하는 기업의 주식에만 투자하려 하고, 기업들은 가장 우수한 인재만을 구하고, 인재들은 모두 좋은 기업에만 가려 한다. 이런 차별적 선택 과정이 시장 참여자들을 동기부여하여 보다 열심히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노력하게 하는 힘이 된다. 이것이 바로 신상필벌을 통한 시장의 경제발전 기능이다.

따라서 이와는 반대로, 정부가 나서서 시장에서 우리 모두가 만들어 내는 경제적 차별과 차등을 없애려 규제하면 시장의 차별적 선택 기능과 동기부여 기능은 사라지고 성장과 발전은 멈추고 모두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정부가 어느 날 국민 모두에게, 앞으로 모두 평등하고 행복한 나라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면 어떤 일이 벌 어질까? 어느 국민이 자기 실패를 자기 탓이라 할 것이며, 어느 국민이 잘살아 보겠다고 땀 흘려 노력할 것이며, 어느 기업이 다 살려 준다는데 애를 써서 혁신하려 할 것인가.

그런데 경제학은 시장을 마치 경제문제를 풀어 내는 무슨 전지전능한 신(神)처럼 그리고 있는데, 사실 시장은 우리가 선택하고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시장은 국가가 만들어 내는 각종의 시장거래 제도라는 경기규칙 하에 작동하는 장치이다. 어떤 규칙을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그 작동 방식이 다른 것이다. 같이 축구라고 부르지만 미식축구 규칙 하에서는 손으로 공을 들고 달리는데 축구 규칙 하에서는 반칙이 되는 것과 같다. 우리의 차별적 선택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사회주의식 시장규칙을 만들어 내면 모두 꼼짝 않고 정부의 배급만 바라보다 모두 망하는 경제가 되고, 자본주의식 시장경제도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마음껏 경쟁을 못 하게 하는 규칙을 만들어 내면 경제의 성장발전의 유인과 역동성은 사라지고 점차 모두 가난해 지게 되는 법이다.

그런데 민주정치가 도입되어 우리 모두에게 1인 1표 방식에 의해 시장규칙을 결정하게 허용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역사를 통해서 보면 국민들에게, 혹은 다수에게 경제적 자원의 배분권이 주어지면 십중팔구는 평등하게 나누는 경제를 지향하는 속성을 보여 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제적 평등을 추구해 온 사회주의 체제도, 사회주의 이념을 지향하는 사회민주주의 체제도 수정자본주의도 복지국가도, 모두 국민들의 소위 민주적 선택 결과이다. 시장규칙을 결정할 자유가 주어지면 모두가, 성장과 발전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시장의 경제적 차별화 기능에 역행하는 평등한 배분제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1인 1표의 평등한 권리 하에 시장제도를 만드는 민주정치는 대부분 경제적 성과에 따라 그 영향력과 보상이 결정되어야 하는 시장의 경제발전 원리를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다. 이것이 그동안 전 세계가 열심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해 왔음에도 거의 모든 나라가 저성장과 양극화 를 못 벗어나는 이유이다. 시장에서는 대기업의 좋은 물건만을 사서 재벌들을 도와주면서도 공적으로는 약자를 앞세우고 우선지원해야 한다고 소위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주의적 시장 경기규칙을 만들어 내는 정치인, 지식인들이 바로 이런 이론과 역사의 산 증인들이다.

1인 1표 민주정치는 역량 있는 경제주체를 역차별하는 시장 경기 규칙을 만들어 내어 경제의 성장발전을 저해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은 바로 이런 민주정치의 약점을 차단하여 신상필벌의 시장 기능을 정책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즉 정치를 경제화함으로써 가능하였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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