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 의미·전망
검열 최소화에 규제 당국 반발
'표현의 자유' 긍정적 기대 공존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 총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트위터의 이달 주가에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게 인수가격이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상장기업을 비(非)상장사로 전환하는 거래로선 최근 20년 사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로이터=연합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 총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트위터의 이달 주가에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게 인수가격이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상장기업을 비(非)상장사로 전환하는 거래로선 최근 20년 사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로이터=연합

트위터 인수로 ‘온라인 권력’까지 손에 쥐게 된 머스크는 향후 트위터의 대대적인 개편을 시사했다. ▲콘텐츠 규제 완화 ▲비상장회사 전환 ▲트위터 알고리즘의 오픈소스 전환 ▲스팸 발송용 프로그램인 ‘스팸 봇’ 퇴치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광고 차단 ▲편집 기능 추가 및 글자 수 제한 완화 등의 구상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일으켜 온 기존의 대형 소셜미디어 업계에 어떤 지각 변동이 있을지 주목된다.

트위터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자유로운 표현의 디지털 광장이 될지, 무법천지가 될지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트위터는 전 세계 담론 형성의 공개적 창구의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동시에 허위 정보·유해 콘텐츠의 유통망이 되기도 했다. 미 공화당에선 머스크의 ‘표현의 자유’ 주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빅테크 기업들이 다른 시각을 가진 이용자들을 검열해왔다"는 게 공화당과 그 지지자들의 주장이었다.

실제 공화당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영구 정지’ 징계를 당한 바 있다. 미 대선 후 혼란을 부추겼다는 이유였으나, 퇴출을 ‘부당한 처분’으로 보기도 있다. ‘민주당에 불리한 정보를 막으려’ 무리수를 둬 온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 복구 여부와 상관 없이, 자기가 설립을 주도한 소셜미디어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페이스북)나 틱톡 등에 비해 트위터의 SNS시장 경쟁력이 하락한 상황에서, 이번 머스크의 지분 인수는 새로운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란 IT업계의 기대감이 감지된다. 트위터의 일간 이용자는 현재 2억1700만여 명으로, 30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가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비해 현저한 약세다.

어찌됐든, 암호화폐 예찬론자인 머스크가 블록체인과 결합된 사업 모델을 적극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8300만여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머스크 본인의 자유를 위한 ‘억만장자 개인수집품’에 그칠 것이란 냉소적인 해석도 있다.

주주 표결 및 규제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올해 중 인수 완료 후, 머스크는 트위터 경영권을 넘겨받아 비(非)상장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 데이터에 따르면, 상장기업을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거래로선 최소한 최근 20년 이래 가장 규모가 크다. 비상장사는 투자자나 규제 당국에 제한받지 않고 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다.

"최대한 검열을 하지 않겠다"는 머스크를 둘러싸고 상반된 입장이 대립 중이다. 소셜미디어 기업에게 게시물 관리를 의무화하려는 미국과 유럽 등 규제 당국의 반발, 다른 한편 ‘표현의 자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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