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자살률 더 높은데 20대 여성에만 집중

지난해 9월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에서 지난 10년간 시민단체에게 민간보조·위탁금 명목으로 지원된 총 금액이 무려 1조원 가까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오 시장은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도처에 포진해 사업 전반을 관장하고, 자신이 몸담았던 시민단체에 재정을 지원했다"며 "시민 혈세를 주머니 쌈짓돈처럼 생각하고 ‘시민’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사익을 쫓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박 전 시장 재임시절 재정을 지원 받았던 시민단체들은 "적법하게 민간보조금, 민간위탁금 수령했고 성실하게 사업을 수행했다"고 강력히 반발했고, 몇몇 시민단체는 오 시장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남성 자살율이 더 높음에도 여성만을 위한 사업을 시행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지난해 ‘서울시 자살예방센터’는 서울시로부터 민간위탁 형식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시스터즈키퍼스’라는 사업을 실시했다. ‘시스터즈키퍼스’는 20대 여성의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참가자에게는 각종 혜택을 주는 사업이다.

이 사업 참가자는 20대 여성의 자살률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모임 ▲교육 ▲실천활동 ▲홍보 ▲정책 제안 등의 활동을 한다. 참가 대상은 ▲서울시 거주 2~30대 여성청년 ▲청년 모임, 활동에 관심 있는 여성 청년 ▲SNS를 사용하는 여성 청년으로 오직 여성만 신청 가능하다.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이 사업에 발탁된 여성 참가자는 ▲기획, 제작, 홍보 등 분야에서 주체적 실무경험 ▲생명지킴이 수료증 발급 ▲국제학술대회, 심포지엄 등 참여 기회 ▲마케팅을 위한 카드뉴스, 영상편집 등 교육 지원 ▲ 활동 지원금 등을 제공 받는다.

특히 대기업 취업을 위해 ‘스펙’이 필요한 요즘, ‘생명지킴이 수료증 발급’, ‘국제학술대회, 심포지엄 등 참여 기회’ 등은 취업에 목마른 청년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혜택으로 평가 받는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남녀 모두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설립된 단체임에도 20대 여성만을 위해 사업을 실시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 자살예방센터가 운영하는 ‘시스터스 키퍼스’의 인터넷 게시판에 이틀간 무려 800건이 넘는 비판글이 올라왔다.

 
/통계청
/통계청

그 이유는 먼저, 남녀 자살률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성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지난 2000년 19.0명에서 2019년 38.0명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자살률도 8.4명에서 15.8명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남성에 비해서는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20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20대 남성의 자살률은 23.8명으로 2020년 20대 여성의 자살률인 19.3명보다 4.5명 더 높았다.

네티즌들은 어떤 조건에서도 남성의 자살률이 더 높음에도 서울시 자살예방센터가 20대 남성을 배제한 채 오직 20대 여성을 위한 자살예방 사업을 실시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분노했다.

근거없이 남성의 시스터즈키퍼스 사업 참가자체를 막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요즘 같은 시기에 생명지킴이 수료증과 같은 사회봉사활동 증명서나 국제학술대회, 심포지엄 참여 경험은 취업 시 엄청난 스펙이 되는데 20대 남성은 참여 자체를 할 수 없어 취업에 유리한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성인권센터 김원재 센터장은 "이같이 한쪽 성을 차별하는 정책이 오히려 남녀 갈등을 낳는다"며 "이러한 정책을 바로 잡는 것이 남녀 갈등 문제 해결의 첫 발걸음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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