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서 오는 무기 수송 지연 목적...푸틴 "서방 개입시 번개처럼 대응"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치 주방위군 공군 기지에서 공개된 미 해병대용 M777 155㎜ 곡사포. 이 곡사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키로 한 군사 장비의 일부다. /로이터=연합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치 주방위군 공군 기지에서 공개된 미 해병대용 M777 155㎜ 곡사포. 이 곡사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키로 한 군사 장비의 일부다. /로이터=연합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紙)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후방 지역의 철도망·다리·연료 저장소 등 기반시설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오는 무기 수송을 지연시키기 위해서, 곡물 등의 수출을 어렵게 함으로써 전쟁비용 조달을 방해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기차역 5곳이 러시아의 연쇄 미사일을 맞았다. 연료 저장소와 남부 베사라비아 지역으로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에도 주기적인 공격이 가해진다.

가디언지는 국토 크기나 보유한 군 자원 등에서 차이가 나므로, 적진 깊숙한 지역의 기반시설 공격에선 우크라이나가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영공을 완전히 장악하진 못한 러시아지만, 러시아 항공기·무인기·헬리콥터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날아다니는 게 그 반대의 경우보단 수월하기 때문이다. 항구 접근이 불가능해진 우크라이나 측은 육상 수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가디언지는 러시아군이 침공 초기엔 조기 승리를 예상했기 때문에 기반시설을 집중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러시아는 당연히 영공을 통제할 것으로 예상했으니, 굳이 기반시설을 공격할 필요를 못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젠 우크라이나 후방을 공격할 강력한 동기가 생겼다. △동부 돈바스로 가는 보급을 끊고 △르비우와 키이우 등에서 소모전을 일으켜 방공시스템을 돈바스에 집중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동부지역에 중화기와 단거리 방공시스템이 필요할 뿐 아니라 서부에도 방공시스템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군사정보 공유강화에 나섰다. 일부 제한규정을 푸는 방향으로 정보공유 지침을 개정해, 군사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즉각 때맞춰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미국이 155㎜ 곡사포 첫 훈련을 마치고 2차 훈련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곡사포 90문 중 절반 이상이 벌써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에 대한 2차 훈련 시작을 알리자, 러시아는 서방에 보복을 예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섭하려는 모든 국가에 대해 "번개처럼 빠른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작전에 개입해 우리에게 전략적 위협을 가하는 경우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대응하기 위한 모든 도구가 있다. 그러나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할 것이다. 이미 결정을 내렸다." 알자지라는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도구’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뜻한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만일 누군가 외부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에 개입하려 하면서, 러시아가 허용 못할 전략적 위협을 조성하면, 전격적인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PA=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만일 누군가 외부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에 개입하려 하면서, 러시아가 허용 못할 전략적 위협을 조성하면, 전격적인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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