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소식통 “거리에 죽은 사람들 수없이 많아...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참혹”

'러 학살' 우크라 부차 민간인 시신 발굴 현장. /AP=연합
'러 학살' 우크라 부차 민간인 시신 발굴 현장. /AP=연합

“거리에 죽은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뒤로 손을 묶인 채, 자전거를 타고 가다, 집에서 끌어내어 총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을 살해했으면, 교회 옆에 50미터의 구덩이를 만들어 수백 구의 시체를 묻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르기도 했다.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다.”

29일 우크라이나 현지 선교사 출신의 한 소식통이 전한 현재 러시아군에 일시 점령 당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부차·이르핀·보르젤 지역 등의 상황이다. 소식통은 “이 평화로운 도시의 주민들에게 왜 그랬을까. 그들은 민간인이 아닌가”라며 “러시아군에 대항할 무기도 없는, 집 안에서 혹은 지하실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던 힘없는 이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30년을 기자로 일해온 BBC 종군기자 보웬(J. Bowen)은 최근 BBC 방송에서 이같은 러시아군의 만행에 대해 “전쟁은 야만적이고 추하다. 그래서 국제인도법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이 법이 전쟁 중에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웬은 “러시아군이 계속 이 법을 위반하고 있다. 1990년대 그로즈니, 2015 이후 시리아, 그리고 이곳에서 지난 몇 주간, 국제 인도법을 위반하고 전범 행위를 집단적으로, 개인적으로 때론 조직적으로 자행했다”며 “이 전쟁은 아직 승자와 패자가 없다. 언급하기 두렵지만, (우크라이나) 민간인은 앞으로 이런 일에 더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식통은 “전기, 통신, 가스, 식량도 없이 추운 날씨에 떨며 한 달 가까이 견디어 낸 생존자들의 소식을 들었다. 그 분들이 살아있는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다. “방송을 보니 노년의 여인은 우크라이나군을 보고 거리에 나와 울먹이며 고맙다는 말을 반복한다. 살아있는 것도, 자신을 찾아준 것도, 모든 것이 감사하기만 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곳에서 그 모습 그대로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노인이 무엇 때문에 죽을 고비를 겪어야 했는지. 수백 명의 무고한 생명을 학살한 이유와 만행에 대해, 누군가는 답하고 책임져야 하리라”며 “주민들의 옷을 보니, 아직 추운 겨울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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