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파장의 충격은 점점 더 짧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파장의 충격은 점점 더 짧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

코로나 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증세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경미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세계 금융시장 역시 과민반응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국의 뉴욕증시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증시는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급락했던 주가가 반등하는 등 ‘안도 랠리’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며 ‘삼천피’, ‘천스닥’을 회복했다.

7일(현지시간)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4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7% 올랐다.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3%나 급등했다. 뉴욕증시는 전날에도 1%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연 이틀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럽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독일의 DAX30지수(2.82%), 프랑스의 CAC40지수(2.91%), 영국의 FTSE100지수(1.49%) 등이 일제히 올랐다. 유럽 증시의 이들 지수는 전날에도 1%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아시아 증시로도 이어졌다. 8일 한국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34% 오른 3001.80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도 0.94% 상승한 1006.04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0.62%, 코스닥지수는 0.48% 올랐다.

오미크론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최근 2주간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던 세계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의 국채 가격이 하락하는 등 채권시장 역시 마찬가지.

7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6bp(1bp=0.01%P) 오른 1.479%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는 0.687%로 5.4bp 올랐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세계 금융시장이 오미크론 ‘터널’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발언이 주효했다.

파우치 소장은 7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의 중증도를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전제하면서도 "거의 틀림없이" 델타 변이보다 더 심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오미크론에 대한 기존 백신의 효능을 시험한 결과가 앞으로 며칠에서 1주일 사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증권사인 싱크마켓의 한 애널리스트는 "오미크론에 대한 최근 소식이 또 다른 경제적 충격이 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함에 따라 매수 경쟁이 일어났다"며 안도 랠리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19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파장도 점점 더 짧아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오미크론의 여파는 2주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7일 보도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S&P 500지수를 기준으로 코로나 19 사태 이후 바이러스의 출현 또는 확산에 따른 급락 후 전고점 회복에 걸리는 기간이 갈수록 단축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집계 결과 코로나 19 대유행이 처음 시작된 지난해 2∼3월 급락한 S&P 500지수가 이전 최고치를 다시 찍을 때까지 25주 6일이 소요됐다.전례없는 바이러스의 확산에 미국에서만 1000만명 가까운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당시 S&P 500지수는 전고점 대비 3분의 1 이상 폭락했다.

뉴욕증시는 지난해 9∼10월 미국 전역에서 2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다시 상당폭 조정을 겪었다.점진적으로 풀리던 고강도 봉쇄 조치가 되살아날 것이란 우려에 하락한 S&P 500지수는 전고점을 회복하는데 10주 2일이 걸렸다.

올해 9∼10월에는 델타 변이의 확산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리면서 다시 S&P 500지수가 조정장에 진입했지만 전고점 회복 기간은 7주로 더 짧아졌다.

최근 뉴욕증시를 타격한 코로나 19는 11월 말 출현한 오미크론이다. 오미크론의 여파는 아직 진행형이다. 하지만 델타 변이 때보다 조정 기간이 더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오미크론이 알려진 지 2주 정도만에 초반 급락하던 S&P 500지수는 이번 주 들어 이틀간 급반등했다. 이에 힘입어 S&P 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에서 불과 1% 낮은 수준까지 올라왔다.이 같은 추세는 세계 금융시장이 코로나 19 대유행 초기와 비교해 바이러스 관련 뉴스를 갈수록 수월하게 소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