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고용쇼크' 발표 미리 물타기 한 文대통령
'최저임금-고용쇼크' 발표 미리 물타기 한 文대통령
  • 오정국 기자
  • 승인 2018.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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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5일 뒤 발표된 KDI 데이터, 미리 보고받고
"최저임금 1만원, 상황 안 좋으면 못갈 수도"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 여파가 문재인 정권을 수세에 몰아넣고 있다.

지난 1분기 1분위 가구의 소득구조 데이터로 노출된 문 정권 ‘소득주도 성장’의 한계가 4일 국책연구원인 KDI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로 다시한번 확인됐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올해 8만4000개의 일자리가 축소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할 2020년이 되면 한해 일자리 감소가 거의 두 배인 14만여 개가 넘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직접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당론으로 정하고 공약을 했기 때문에 무조건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으로 간다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안 좋으면 못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이 줄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일 수 있다. 보완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보완책을 처음 언급했다.

5일 뒤 발표된 KDI의 자료가 사전에 미리 대통령에게 보고 됐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데이터 발표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통령의 사전 물타기 발언은 아직도 이 정부가 짜고 치는 고스톱을 즐긴다는 방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국민은 지금까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달콤한 말에 속았고, J노믹스의 결과는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 이날 문 대통령은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고용된 근로자의 임금은 다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당과 정부는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면서 근원적 정책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KDI가 발표한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의하면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고용쇼크로 돌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득주도 성장’에만 매달린 문 대통령이 이 데이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리 없다.

제 눈에 안경이다. 최저임금인상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정부 각 부처가 제대로 홍보를 못했다는 질책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KDI의 데이터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우리 사회의 하층 일자리구조는 급속하게 무너져갈 것이다.

정책분석 기관이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리면서까지 반대되는 자료를 발표하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다. 얼마나 사태가 위중하면 이런 데이터를 냈을까 하는 정도다.

경제의 기저효과, 조선과 자동차 업종의 구조조정 여파가 겹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해내기엔 지금은 내수경기도 녹록치 않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의 충격이 현실화될 경우 하층부 일자리에 매달려 온 서민들의 상실감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면 매년 15.24%씩 인상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이 인상률을 조정하는 것으로 임무를 끝낼 공산이 크다.

아직도 ‘소득주도성장’만이 정답이라고 믿고 있는 문 정권이 내놓을 새로운 성장철학은 없는 걸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나라의 경제 수장을 제대로 된 사람들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ojungk@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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