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청년 3대 공약으로 불리우는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국군병사 월급 200만원 지급’ 중 아직 언급하지 않았던 국군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다가올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한껏 고취시켰다.

그런 가운데 최근 여초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왔다. ‘군인 월급 200만 원 반대에요’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이 글을 쓴 여성 네티즌은 "(병사들이) 지금 한 60만 원인가 받던데 숙식비 제외하고 순수 용돈으로 그 정도면 꽤 큰 돈이지 않냐"며 "200만 원 줄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건지 모르겠다. 결국 동년배 직장인들의 혈세로 주겠다는 건데 그럴 거면 취업난 겪는 20대 여성들도 1년 정도는 구직비로 200만 원씩 지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부담은 그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여자들이 지는 거 아니냐. 공평하지 않다고 본다"고 비난했다.

이 글은 이슈가 돼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등 각종 언론에 보도됐다. 이 글을 다룬 기사에 "이건 무슨 개가 짖는 소리야"라는 격한 댓글이 1870회의 추천을 받으며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 그만큼 이 글이 여론과는 동 떨어진 주장이라는 것이다.

‘월급 200만원 공약’은 군인이 단순히 ‘남자’라서 주는 것이 아닌 ‘강제징집된 군인’이라 의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의무라는 원인’은 배제하고 ‘보상이라는 결과’에만 초점을 맞춰 이 공약이 여성 차별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리대로라면 여성에게 생리휴가를 주는 것이 차별이라는 결과로 귀결된다. 왜냐하면 ‘생리’라는 원인을 배제하고 오로지 휴가라는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남성에게 생리휴가를 주지 않는 것이 남성을 차별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비판을 하려면 비교대상을 단순히 ‘취업준비중인 20대 여성’이 아닌, 원인조건을 만족시키는 ‘강제징집된 여성 군인’으로 삼아야 했다. 물론 현재 대한민국은 여성을 강제징집하고 있지 않기에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오히려 여성을 징병하지 않는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

여성이라는 미명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시대는 지났다. 페미니스트들이 진정으로 여성인권을 위한다면 ‘보상의 평등’만이 아닌 ‘책임의 평등’도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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