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후폭풍으로 민주당 지방선거 참패 불 보듯
李, 계양을 출마로 불체포특권 노리지만 여론 부정적
‘이재명 방탄’ 역할 송영길도 서울시장 낙선 땐 치명상
지방선거 이후 ‘이재명계-비 이재명계’로 양분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달 4일 오후 경기도청 총무과, 의무실, 조사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가져나오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달 4일 오후 경기도청 총무과, 의무실, 조사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가져나오고 있다. /연합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1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이재명 살리기’ 운동으로 변질되고 있다. 전체 선거의 승패보다는 지난 대선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상임고문을 어떻게 하면 국회로 입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것이다.

이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 이 상임고문이 국회의원 신분이 되면 이 상임고문에 대한 검찰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송영길 전 대표는 2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상임고문의 성남 분당갑 또는 인천 계양을 차출설이 돈다’는 질문에 "지난 대선 때 1600만표 이상의 국민 마음을 얻었던 이 상임고문은 이번 보궐선거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를 위해 같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 형태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이미 이 상임고문의 이번 선거 참여를 거의 기정사실화 한 가운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 의원이 차출됨에 따라 보궐선거가 이뤄지는 선거구는 모두 일곱 곳이다. 성남 분당갑과 인천 계양을, 대구 수성을, 강원 원주갑, 충남 보령·서천, 경남 창원의창, 제주을이다. 이 중 인천 계양을은 송 전 대표의 지역구로서 이 상임고문이 이곳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상임고문 측은 "아직 선거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는 신중론이 강한 상황"이라며 "당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당 내 여론이 우호적일 경우 곧바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 내 여론과는 달리 일반 여론은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에 부정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18~19일 경기도 거주 유권자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7.5%였다. 지난 대선에서 이 상임고문이 더 많은 표를 얻었던 경기지역임에도 반대여론이 우세한 것이다.

이는 이 상임고문이 지난 대선을 거치며 수많은 비리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못한 결과다.

대장동 게이트는 물론 성남FC 후원금, 공직선거법 위반 변호사비 대납,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공금유용, 부인인 김혜경씨로 추정되는 ‘혜경궁 김씨’ 사건 등 그가 연루된 수많은 의혹 중 아직 말끔하게 해소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의혹들은 모두 사법처리 대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 친(親) 이재명 세력들이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상임고문이 국회의원으로서 불체포특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상임고문이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대표에 도전, 그것을 발판으로 대선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이재명 살리기’ 운동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상임고문이 보궐선거에 출마할 경우 지방선거 이후 책임공방에서 이 상임고문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만약 지방선거에서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민주당은 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로 당이 쪼개지는 분당(分當) 상황마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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