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정계가 ‘검수완박’ 논란으로 뜨겁다. 국민의 반대 여론도 굉장히 높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려는 것에 반대 60.4%, 찬성 34.1%를 기록하기도 했다(조선일보·TV조선 의뢰 케이스탯리서치, 4/29~5/1,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만 18세 이상 유권자 2415명 조사).

이러한 국민의 여론에 힘입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관련 법안 처리에 협조한 것에 반발하며,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라며 항의했다. 민주당에서는 즉각 반응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이런 일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라며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할 것임을 밝혔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얼마 전 같은 당 김승원 의원으로부터 비속어인 ‘개XX’를 연상시키는 ‘GSGG’라는 말을 SNS에서 공개적으로 듣기도 했다. 하지만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그것은 ‘굿 거버넌스’라는 뜻이라는 얘기도 있다"라며 ‘무지성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승원 의원은 ‘GSGG’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며 말을 바꿨다. 국회의장을 모욕했다는 비난이 일었지만, 당시 민주당은 "윤호중 원내대표와 당사자인 김 의원이 박 의장에게 사과를 드렸다"라며 징계 없이 지나갔다. 진짜 모욕적인 발언에는 대꾸하지 못하고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의사 진행 발언에 징계를 운운하는 것이다.

‘품위’를 운운하는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무색하게도, 민주당에서는 최근 국민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여성 의원과 보좌진들이 참석한 온라인 회의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최강욱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개혁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었고, 심각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었다"라며 역시나 GSGG 때처럼 슬쩍 넘어가려는 듯한 모습이다. 방송인 김어준 역시 무성 파열음인 ‘ㄸ’을 무성 파찰음인 ‘ㅉ’로 바꾸어 ‘짤짤이’였다며 오히려 잘못 들은 보좌진들의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

‘작으면서도 갖출 것은 다 갖추어 아주 깜찍하다’라는 뜻인 앙증맞다는 말은 그렇게 거슬리면서 GSGG와 짤짤이가 괜찮다고? 그게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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