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이틀째인 3일 서울 마포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이 환하게 웃으며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국내 코로나 창궐 이후 전파방지를 위해 적용했던 마스크 착용 의무가 566일 만에 실외에서 해제되면서 국민들은 눈치 보지 않고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 선뜻 벗는 사람들은 드물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호흡이 가빠지는 등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2일부터 고위험군 등을 제외한 사람들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문제가 없게 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선뜻 마스크를 벗지 않는 모양새다. 아직은 불안감이 크기 때문일 수도 있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는 영향도 있지만 최근 더워지는 날씨와 함께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두통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마스크만 쓰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는 것인데, 마스크 고리가 귀를 강하게 당겨서 아프다거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아 어지럽다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차단 등급이 높은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병원 연구팀이 사스 발병 이후 KF94 마스크와 차단 성능이 비슷한 N95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한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두통 발생 빈도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의료진의 37% 가량이 두통을 경험했다.

연구팀은 혈중 산소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저산소증’과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과탄산혈증’ 때문에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액 속 산소가 부족해질 경우 두통이나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낮은 일반인들의 경우 굳이 고성능 마스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특히 코와 입을 모두 막는 마스크 특성상 쉽게 습기가 찰 수 있는데, 이 때 오히려 세균에 감염되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 젖은 마스크를 재사용할 경우 세균감염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호흡능력이 원활하지 않아 마스크를 강제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쓰지 않아도 내가 잘 쓰면 감염이 예방되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들이 충분히 산소를 호흡할 수 있는 기본권과 생존권을 명백히 침해하고 있다"며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호흡능력이 원활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까지 어린이집 등에서 하루종일 답답한 마스크를 강제해 쓰게 하는 것은 정부가 명백히 끔찍한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숨 쉬는 데 문제가 없고 습기가 찬 환경이 세균을 막아준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매체 유에스뉴스앤월드리포트는 최근 마스크 착용이 혈중 산소포화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 노엘 찬 박사 연구팀은 평균연령 76.5세 노인 25명을 대상으로 휴대용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착용한 채 일상생활 속 마스크 환경을 연구했다.

그 결과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혈중 산소포화도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스크를 썼을 때와 쓰고 난 후 혈중 산소포화도는 평균 96.5%와 96.3%로 쓰기 전의 96.1%보다 약간 높았다. 연구팀은 심장이나 폐질환이 있는 사람을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산소포화도 감소에 취약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만큼 마스크 착용과 체내 산소 공급 사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속 습기가 찬 환경도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매개 감염병을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마스크 착용과 호흡기 질환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했다. 그 결과 마스크 내부 습도가 높을수록 독감이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결과를 독감 뿐 아니라 코로나 등 타 호흡기 감염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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