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전략적 차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언대로 이 고문이 보궐선거 출마에 응할 시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지난 대선에 버금가는 지지율을 보여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 고문의 차출은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 보다도 국회 의원의 불체포특권으로 ‘대장동 게이트’ 등의 의혹 수사를 무마하려는 민주당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욱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이 전국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때는 (이 고문)차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고문 측이) 저에게나 아니면 비대위원장에게 출마 의사가 있다는 말을 전해온 적은 없는 것 같지만 당연히 그 지역에 가능한 인물군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언급한 지역은 송영길 전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이다.

특히 이 의원은 안철수 대통령인수위원회 위원장이 분당갑에 나올 경우 이 고문을 분당갑 후보로 전략공천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안철수 위원장이 분당갑에 나오겠다고 하고, 언론에서 안철수와 이재명이 빅매치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은데, 당이 정말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런 지역도 고민하고, 이재명 고문 설득작업도 거쳐 공천을 고려해봐야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상임고문이 나와 붙어줄 경우 전국 선거에 아주 지대한 공헌을 할 것 같다고 하면 삼고초려라도 해야 될 문제"라며 이 고문의 차출은 전국 선거에 미칠 영향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임을 내세웠다.

이 고문의 말처럼 민주당은 ‘검수완박’ 강행 후 극명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이 고문의 차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보다 앞선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사법처리 대상이 분명한 대장동 게이트, 성남FC 후원금, 공직선거법 위반 변호사비 대납, 성남시장·경기지사 당시 공금유용 등은 수사 대상이 분명하며, 이는 이 고문이 의원직을 수행할 시 불체포특권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재명 차출’은 ‘검수완박’에 이은 또 다른 꼼수로 ‘입법부 장악’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검수완박’으로 이반된 민심을 얻기 위해 이 고문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분명히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기회를 이용해 ‘이재명 살리기’를 하려는 목적이 우선인 것 같다"면서 "이 고문이 국회에 들어오게 되면 입법부 장악을 위한 판갈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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