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일이다. 북한의 대남전략 변화 전조인가. 7일 오후 2시 7분쯤 북한이 함남 신포 일대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600Km, 고도 60여Km로 탐지됐다. 북한이 지금까지 쏘아올린 수중 발사체는 주로 바지선을 이용한 발사방식이었다. 이번에는 잠수함에서 직접 SLBM을 발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당국은 SLBM의 핵심 기술인 콜드 론칭(cold launching·잠수함에서 수직으로 발사된 미사일을 공중에서 점화·비행시키는 방식)으로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적은 있다. 하지만 그 정황이 정확히 포착된 것은 아니다.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북한이 콜드 론칭 방식으로 성공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반도 안보 지형은 완전히 변한다. 수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은 탐지 자체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잠수함에서 직접 발사할 경우 강릉·삼척 앞바다까지 와서 단거리 미사일로 서울을 때릴 수 있다. 제주해협에서 도쿄로 발사할 수 있고, 하와이 인근에서 미군기지를 때릴 수도 있다. 비행거리 600Km라면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깥에서 서울·도쿄를 향해 발사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으로선 경악할 일이다.

수상쩍은 일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놓고도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발표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4일, 7일 연속 두 차례다. 더욱이 SLBM 콜드 론칭 발사라면 김정은이 박수를 치면서 난리법석을 피워야 정상(?)이다. 이같은 선전은 다분히 허장성세 성격이 없지 않다. 하지만 8일까지 노동신문 등 공식 매체에 일체 언급이 없다.

7일은 윤석열 당선인의 취임 사흘 전, 한미 정상회담(21일) 2주 전이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사이에 핵실험을 할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7차 핵실험은 소형 핵무기 실험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핵탄두 소형·경량화 실험에 성공할 경우, ICBM·SLBM 성공과 함께 핵·미사일 세트가 최종 완성된다. 그 다음 단계는 남한을 ‘핵인질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4일, 7일 탄도미사일 발사 후 북한의 침묵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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