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9일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산업계와 협의해 공급망, 에너지 수급 등 당면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우리 경제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탈원전 폐기’와 관련해서도 강력한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엄중한 시기에 실물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는 기존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며 신산업을 창출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규제 개혁과 기술 혁신을 주축으로 하는 성장 지향형 산업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는 이 후보자의 정책 비전에 대한 질문보다는 이 후보자의 개인 블로그 폐쇄 문제를 놓고 주된 공방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블로그 계정’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비상식적이고 의도적인 폐쇄"라며 집요한 공격을 가했다.

청문위원인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에서 이 후보자가 최근 개인 블로그를 폐쇄한 것과 관련해 "석 달 전에는 이 후보자가 블로그에 글을 게재했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14년 동안 운영한 블로그를 폐쇄한 이유를 ‘SNS가 많이 생겨 효용성이 떨어지고,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한 건 비상식적이다. 의도적으로 폐쇄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과거 트위터 글까지 다 끄집어내 공격했는데, 청문회 앞두고 트위터 글을 다 삭제하고 계정을 없애버렸다면 야당에서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국회 청문회를 이런 식으로 우롱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자격이 있나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네이버에 개설했던 블로그를 네이버 측에 요청해 즉시 원상 복구하고, 백업 파일을 제출해야 한다"며 "검증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후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보호에 나섰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공세는) 아직 제출되지 않은 자료를 추가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인신공격"이라며 이 후보자를 감쌌다. 이 의원은 특히 조국 전 법무장관의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 "과거 특정 국무위원의 인사청문 과정과 비교하며 후보자에게 낙인찍는 것은 더더욱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블로그를) 복구해서 제출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며 "지금 저보고 갑자기 ‘아이를 낳으라’ 하면 낳는 게 불가능하다. (자료제출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봐 달라"고 가세했다.

이 후보자는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과거 언론사 기고에서 ‘출산 기피 부담금’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데 대해 "경제학적인 이론 차원에서 저출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출산 기피 부담금이)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칼럼에 명기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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