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간밤 뉴욕 증시 급락 여파에 전날보다 20.68포인트(0.79%) 내린 2,590.13에 출발했고, 코스닥은 12.76포인트(1.48%) 내린 848.08에 개장했다. /연합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간밤 뉴욕 증시 급락 여파에 전날보다 20.68포인트(0.79%) 내린 2,590.13에 출발했고, 코스닥은 12.76포인트(1.48%) 내린 848.08에 개장했다. /연합

코스피지수가 개장 초반 2% 넘게 급락한 뒤 점차 낙폭을 축소했지만 1년 5개월여 만에 26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지선’으로 여겼던 2600선이 붕괴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완화 등 뚜렷한 반등 요소가 없으면 분위기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55%(14.25포인트) 하락한 2596.5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2.21% 내린 2553.01까지 밀렸지만 꾸준히 낙폭을 줄이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6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30일의 2591.34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각각 2855억원, 69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317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0.55%(4.70포인트) 하락한 856.1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3.40% 하락한 831.59까지 기록했지만 점차 낙폭을 좁히며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각각 536억원, 201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투자자는 758억원 순매도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위험자산인 주식과 암호화폐를 팔아치우는 대신 안전자산인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이번주 예정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국채 금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증시는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2.40원 오른 1276.4원에 마감하며 사흘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 23일의 1282.5원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미국 뉴욕증시는 1년여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99%(653.67포인트) 떨어진 3만2245.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0%(132.10포인트) 급락한 3991.2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9%(521.41포인트) 폭락한 1만1623.2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가 40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3월 31일 이후 1년여 만이다. 다우 지수도 지난해 3월 9일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2020년 11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과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연준의 빠른 통화긴축 전환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금리 부담은 그동안 ‘제로 금리’의 혜택을 누렸던 기술주들의 가격을 일제히 끌어내렸다. 이날 아마존은 5.2%, 넷플릭스는 4.4%,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란히 3.7%, 애플은 3.3% 각각 하락했다. 위험자산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비트코인도 7% 이상 하락, 3만1000달러대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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