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에 새로 마련된 대통령 집무실에서 1호 안건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은 김대기 비서실장.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에서 ‘1호 안건’으로 국회에 제출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에 서명했다.

이미 윤 대통령은 이날 0시에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군 통수권을 인수하는 것으로 대통령 업무를 시작했지만, 공식적으로 안건을 결재한 것은 한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1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0분쯤 용산청사 5층에 마련된 임시집무실에서 공식업무를 시작하고 국회로 송부할 한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결재했다.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한 총리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지목하고 있어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한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1호 안건으로 결재한 것은 한 후보자를 초대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국회에 인준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7명을 공식 임명했다.

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보고서가 채택된 후보자들로, 이날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일괄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7명의 장관은 윤 대통령의 결재와 함께 임기가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이밖에 김대기 비서실장과 5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등 대통령실 정무직과 각 부처 차관에 대한 임명도 단행했다.

윤 대통령은 결재 뒤 "고생 많으셨다"고 참모들을 격려했고, 취임식장 인근에 뜬 ‘무지개’가 대화의 화두가 됐다. 김 비서실장은 "하늘에 무지개까지 떠서 대한민국 다 잘될 것"이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이 "열심히 해야죠"라고 다짐했다. 이어 김 비서실장이 "자유를 소재로 한 취임사는 아주 좋았던 것 같다. 예상보다 훨씬 더 박수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덕담했다.

최영범 홍보수석도 "오늘 행사하시는 동안에 한강 상공과 여의도 강변에 무지개가 떠서 시민들이 찍어서 SNS에 올리기도 했다"며 "이런 적이 없었다. 날이 워낙 좋았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오늘 햇볕이 직사광선으로 오니까 앞을 보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후 일정으로 취임식 축하사절로 한국을 방문한 외교 사절을 접견했다. 미국 축하사절단장인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엠호프 해리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을 차례로 만났다. 이어 칼둔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등 중국 사절단을 접견했고, 할리마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의 정상 환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리는 외빈 초청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취임 첫 날 공식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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