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간사단연석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신임 국무위원 후보자 적격 여부를 표시한 상황판에 국무총리 부적격을 나타내는 폭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간사단연석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신임 국무위원 후보자 적격 여부를 표시한 상황판에 국무총리 부적격을 나타내는 폭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내부적으로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임명동의안 역시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민주당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한 후보를 총리로 선임한 것은 민주당에 대한 호의"라며 낙마시킬 경우 민주당에 역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방향을 논의한다. 총리의 경우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한 후보자 역시 168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인준 통과가 불가능해 총리직을 수행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날부터 국민의힘과 인준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를 강제로 낙마시킬 경우 여야 간 대치 정국이 오랫동안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6·1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내부 여론으로 한 후보자의 낙마를 신중히 다루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부결 기류가 확산됐다. 이는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협치’를 강조하지 않았다는 이유서다.

총리 인사청문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11일 "전날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면 몰라도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며 "부결을 막아 보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한 후보자의 부결 이유를 "전관예우를 받은 부적격한 후보"라고 덧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라고 해서 다른 이전 정부하고 아주 특별하게 모든 걸 다 프리패스해 달라고 하지 마라"며 "정말 본인들이 추천한 총리 후보자든, 장관 후보자들의 문제가 없는지 먼저 되돌아보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몽니 정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민주당의 몽니 정치가 끝이 없다"며 "야당이 잘해야 여당도 잘할 수 있다.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민주당에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도 채택해 조국의 강을 건넜음을 증명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우선 총리는 통과시켜줘야 된다"며 "오히려 민주당 정부에서 총리 지내신 분을 저희가 다시 선임한 건 여소야대 상황 속 배려 의지도 있는 건데 이 호의를 뭐로 갚는 건가"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불가론을 고수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마당을 차려줬더니 어제 뭐 이모 같은 소리 하고 있고, 한00라고 하니까 ‘한국3M’인데 딸 아니냐고 하기도 하고, 그 소문난 잔치에 진짜 뭐 한 건가"라며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그 정도로 곤란한 상황 겪었으면 이제 물고 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당 대표로서 야당에게 도와달라는 말씀 안 해도 되냐’는 질문에도 그는 "민주당에게 제발 대화의 장으로 항상 나와서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이런 판단을 받자,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그저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청문회는 시청률도 굉장히 높고 온라인에서 동시에 몇만 명이 보셨던데 민주당이 졌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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