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모니터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5층 회의실에서 참모진들에게 "지금 안보 상황도 만만치 않다"며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제일 문제가 물가이고, 어려운 경제 상황이 정권 교체한다고 잠시 쉬어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해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을 비롯한 물가가 오르고, 잇단 금리 인상으로 가계 부실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불안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주문이었다.

윤 대통령은 "각종 지표를 면밀하게 챙겨 물가상승의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 등이 다 올라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산업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가 불황임에도 물가가 상승하는 이상 상황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상승)을 합성한 신조어로, 정도가 심한 것을 슬럼프플레이션(slumpflation)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손실보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 지원이 안 되면 복지 수급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대단히 크다"며 "그러면 그것 자체가 또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각 수석비서관 업무가 법적으로 갈라져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함께 공유하는 것이고 다 같은 관점에서 자기 분야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두 밑창이 닳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 방 저 방 다니며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 그래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오는 12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의결을 위한 국무회의를 앞둔 가운데 단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한이 있더라도 신속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아울러 북한 핵실험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안보 상황도 만만치가 않지 않나"라며 "외국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북한의) 핵실험 재개 얘기도 나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모니터(감시)하고 준비를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으로 회의를 전면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참모가 자유로운 복장으로 편하게 만나 언론을 의식하지 않고 국정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저하고 같이하는 회의는 프리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회의 자료를 가리키며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하며 참모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등 농담도 먼저 주고 받았다. 이날 첫 회의까지는 종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때와 같이 방송 카메라 기자와 펜 기자가 일부 참석해 모두발언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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