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總括① 『나무와 숲의 우(愚)』
미북회담總括① 『나무와 숲의 우(愚)』
  • 고모리 요시히사(古森義久, 저널리스트・麗澤대학 특별교수)
  • 승인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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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회담이 왜 열렸나? 나무와 숲의 우(愚)』 (1)

미국이라는 큰 산과 북한이라는 작은 산이 크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고모리 요시히사(古森義久, 저널리스트・麗澤대학 특별교수)

【요점】

・1994년 미북핵합의 틀에서 양국의 대화는 기만과 모략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공동성명에 구체성이 없다고 해서 전체의 틀을 경시하는 것은 단견

・한반도를 둘러싼 미북관계 틀에서는 숲(森)이 크게 변했다

미국과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이다. 이 회담은 문자 그대로 전 세계에 거대한 파문을 던졌다. 충격파를 던졌다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오랜 세월 서로가 격렬한 공격과 비방의 말을 퍼부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전쟁마저 일으킬수도 있는 군사대결을 계속해 온 미국과 북한의 원수(元首)끼리 굳은 악수를 한 것이다.

이 회담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그 결과가 어느 나라에 이득을 가져오고 어느 나라에 손실이 날 것인가. 그러한 제반 문제를 둘러싸고 문자 그대로 백화요란(百花燎亂)의 언설(言説)이 분분하다. 이에 내 나름의 종합적, 입체적인 평가를 시도해 보고싶다.

나는 워싱턴 주재 신문기자로서 미국과 북한간의 흥정을 1990년대부터 취재해 왔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기사를 써왔다. 1994년에 발표된 미북 핵합의 무렵부터다. 나 자신이 체험한 미북간의 흥정은 기만과 모략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북한이 거짓말을 하여 미국측을 보기 좋게 농락해 온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여하튼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하는 교섭에서는 미국을 낙관하게 만들고 환멸을 느끼게 만들고, 실망시키고, 그리고 또 낙관하게 만든다는 프로세스 반복이었다. 낙관→환멸→실망→낙관이라는 사악한 사이클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일본도 그런 사악한 사이클의 희생이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북한의 최고지도자라는 젊은 독재자가 지금까지의 대외적 자세의 패턴을 타파하고, 국외로 나가서 미국의 대통령과 일대일의 회담을 한 것이다. 이런 정상회담이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처음’이기 때문.

이런 역사의 변혁을 생각케 하는 회담의 결과가 우선 6월12일 당일에 밝혀졌던 미북공동성명에 집약되었다. 그리고 그 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움직임의 의미를 자유분방하게 말했다. 이 미북양국정상의 회담과 합의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 것인가?

우선 양 정상의 악수가 상징하는 역사적인 새로운 틀과 조류를 보아야 할 것이다. 회담 후 관련 각국의 관민 논평이 다양하다. 이 회담 공동성명의 구체성이 불충분하다는 비판도 적지않다.

그러나 나무만 보고 숲(森)을 보지못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회담의 전과 후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변모, 그리고 동아시아정세 전체의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그 변모와 변화의 이면에는 설령 허구적인 요소가 있다하더라도 틀림없이 크게 변한 부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오랫동안 적대관계였다. 바로 최근 2018년 모두(冒頭)까지 전쟁마저 일어날지도 모르는 대결 상태에 있었다. 북한은 미국 본토에 이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발사 능력을 선전했다. 미국은 엄중한 경제제재에 더해 북한 핵과 미사일 거점을 파괴하는 군사공격 가능성을 계속 말해왔다. 특히 트럼프와 김정은 간에는 전쟁에서나 통할지 모를 과격하고도 험악한 말이 오갔다. ‘꼬마 로켓맨’, ‘늙다리’라는 류의 욕설이 오갔다.

정상회담에 임한 김정은과 트럼프 2018년6월12일 출처:백악관 페이스북
정상회담에 임한 김정은과 트럼프 2018년6월12일 출처:백악관 페이스북

그러나 이제는 그 두 사람이 굳게 서로의 손을 잡고 ‘평화’라든가 ‘신뢰’라는 말을 입에 담은 것이다. 문자 그대로 미북 양국이 서로에 대한 자세가 180도 바뀌었다. 그런 전환이 설사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더라도 지금의 평화적인 언동 자체는 부정할 여지가 없다. 북한측에서는 실제로 미사일 발사를 중지했고 핵시설 파괴마저 해 보였다.

군사대결로부터 평화협조로 대전환하는 이 기본구도의 대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 기본구도를 외면한 체, 미북 공동성명의 기술에 구체성이 없어서 전체의 틀을 경시한다는 것은 단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북관계의 틀에서는 숲이 크게 변한 것이다. 산이 움직였다고 평해도 좋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산과, 북한이라는 작지만 위험한 폭발력을 감춘 산이 함께 크게 또 격렬하게 움직인 것이다.

((2)로 계속。全 5회)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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