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식
주동식

2022년 5월 3일 ‘검수완박’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와 경제범죄로 축소한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4개월 뒤인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문재인은 대통령 임기를 일주일도 남기지 않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문재인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불러올 이런 법안을 무리를 거듭하면서 끝내 통과시킨 이유에 대해 ‘자신을 쫓아오는 검찰 수사의 추격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문재인을 위협하는 사안으로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이 떠오르지만, 옵티머스 사건 등 측근 의혹이 제기된 사건도 많다. 북한이나 중국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여적죄 차원으로 번질 수도 있다. 대장동 의혹은 제외하고 하는 얘기이다.

사면의 경우 김경수 측이 "사면하지 않으면 드루킹 문제를 터뜨리겠다"고 위협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평소 이명박(MB)에 대해 적대적이던 문재인이 MB 사면을 반대하는 지지자들에게 "사면에 찬성하는 여론도 있다"며 MB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김경수 사면을 위한 복선 깔기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몸부림에 더해 민주당과 지지자들의 행태도 가관이다. 최강욱은 장관 청문회를 준비하는 줌 회의 도중에 김남국 의원에게 "얼굴을 보여달라"고 하다가 김의원이 "얼굴이 못생겨서"라고 답변하자 "*** 하느라?"라고 성적 표현이 담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욱은 ‘짤짤이라고 한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정황으로 봤을 때 납득하기 어렵다. 저 발언을 처음 문제 삼은 것이 그 회의에 동참한 민주당 여성 당직자들이었다는 점에서도 성적 표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까지 성추문으로 낙오한 당으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해 무신경하다.

이것만이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불참의 핑계를 만들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 대놓고 윤석열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이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에 대한 불복이나 마찬가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씨도 건강상 이유로 불참을 알려왔다. 지금도 SNS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씨를 ‘콜걸’로 부르는 사례가 눈에 띈다.

얼마 전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지명부터 사퇴까지 6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이 공개됐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예정했던 금액보다 몇십 배 많은 금액을 펀딩한 이 영화는 하지만, 조국 일가의 범행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출구가 없는 행보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질서 안에서 그들의 행동이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얘기이다. 검수완박 아니라 어떤 장치를 마련해도 헌정질서 안에서 그들의 탈법을 응징하는 국민들의 분노를 막을 수는 없다. 대한민국 체제 자체를 전복시킨다면 모를까 그렇지 못하다면 그들의 운명은 몰락으로 치달을 뿐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문재인이 검수완박 법을 통과시킨 바로 그날 5.18 관련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5·18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행사에 윤석열 당선인이 참석할 경우, 소란스런 불상사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난 시절 일부 유공자들의 일탈 행위를 정중히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좌파들의 가장 중요한 상징자산이었던 5.18도 앞으로는 일방적으로 민주당 편을 들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민주당의 미래는 이런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이런 변화에 늦게 합류할수록 그들은 대한민국의 미래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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