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를 12일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네이버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와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가 12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문화재청).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는 국제적으로 희귀한 조류인 두루미·재두루미 1천500여 마리의 월동지다. 두루미들이 임진강과 주변 여울·농경지에서 어패류·볍씨·풀씨·풀뿌리 등 먹이를 구하며 겨울을 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보호하는 멸종위기종의 하나다.

전 세계 통틀어 1만1000 여 마리, 그 가운데 약 6천 마리의 두루미류가 한국에서 월동을 한다. 임진강이 단위 면적당 개체 수(130~150)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연천군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는 민통선 북쪽에 있어 환경이 잘 보존된 상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그 안식처를 잘 보호해야 한다."

두루미는 한자이름인 ‘학’으로도 친숙하다(일반 두루미와 달리 눈 주위가 붉은 게 재두루미). 일찍이 십장생에 포함돼 다양한 예술품·공예품 문양으로 쓰였다. 오늘날 500원 동전에도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 당상관(벼슬아치 정3품 이상)의 관복 흉배(胸背:가슴·등에 붙이는 장식)에선 출세와 품격을 상징한다. 흰색 몸통과 꼬리, 검은색 날개와 목, 붉은 머리 부분의 조화가 절묘하다.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에선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천연기념물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의 기존 명칭은 ‘연기 세종리 은행나무’였다. 고려시대 무신인 임난수(1342∼1407) 사당 앞에 심어져 수백 년간 사당지킴이를 해 온 은행나무다. 암수 두 그루로 이뤄졌다. 추정 수령은 600년, 동쪽 수나무 서쪽 암나무가 각각 키 20m·19m, 지표부근 둘레 6.9m·5.4m, 폭 20.5m·14m 규모를 자랑한다.

이렇게 은행나무 암수 한 쌍을 정문 좌우에 심는 조경 양식을 ‘행단’(杏壇)이라고 한다. "부안 임씨세보의 1674년 목판도 ‘부조사우도’를 보면 사당 앞쪽에 상당히 우람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묘사돼 있다"고 문화재청이 밝혔다. ‘공산지’(충청도 공주목·1859년)에도 임난수 사당과 은행나무 한 쌍에 대해 기록돼 있다. 부안 임씨 후손들은 지금도 매년 은행나무에 제사를 지낸다.

12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의 기존 명칭은 ‘연기 세종리 은행나무’(세종시 기념물)이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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