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가 국격이자 외교...정치·경제적인 파급효과 막대
김 여사 '취임식' 순백 의상, 국내외 전문가·언론 좋은 반응

지난 3월 9일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는 김건희 여사. 검정색 캐주얼에 빨강색 포인트를 준 차림새가 화제를 모았다.
다수의 주요 외신들이 한국인들은 새 영부인에게 ‘조용한 내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10일 취임식날 외빈 만찬장에서의 김건희 여사.
정계입문 이전, 한강변을 애견과 산책하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
2016년 대통령 취임식날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모습(우) 역시 1961년 취임식 때의 일명 ‘재키’ 재클린 케네디와 비교됐다. 그녀는 미국인들의 영원한 우상이자, 영부인들 패션과 처신을 논할 때의 준거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 기념파티장의 영부인들. 한껏 화려함 우아함을 추구한다. 왼쪽부터 버드 존슨, 재클린 케네디, 팻 닉슨, 미셸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게티 이미지

"조용한 내조에 전념하겠다"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를 향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다. 취임식날 보인 자태 자체가 눈길을 끄는 분위기다. 중화권 매체엔 "가장 아름다운 퍼스트레이디(最美第一夫人)", 일본에선 ‘완판녀’ 패션까지 언급됐다. 집앞에서 찍힌 사진 속 후드티·슬리퍼, 단양 구인사 방문 시 입은 스커트의 ‘품절’ 현상을 말한다.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로 불리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글자수가 적어 쓰기 편한 ‘영부인’을 구태여 사어로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난 10개월 ‘정치인 윤석열’에 대한 공세는 ‘배우자 김건희’ 에게 집중됐다.

그간 언론 노출을 극도로 삼가해 온 게 인지상정이지만, 훨씬 이전부터 자기과시형 사진·영상 등을 만들어낸 흔적이 거의 없다. ‘코바나컨텐츠 설립자 및 대표 김건희’가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작가·작품이지 기획자인 자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10일 취임식은 김 여사에게 공식무대 첫 데뷔였다. 정갈한 차림새로, 시종일관 대통령보다 두어걸음 대여섯걸음 뒤쳐져 걸었다. 대통령의 동선에 크고 작은 파격이 오면 그에 맞춰 기민하게 적절한 움직임을 보였다. 의상들은 중저가 맞춤옷을 다루는 국내 디자이너에게 별도로 의뢰해 지어입은 옷이라고 한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김 여사가 색상·디자인을 정했으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뜻에 따라 지난달 사비로 맞췄다."

취임식장 의상은 한복을 연상시키는 선, 큼지막한 옷고름 형태의 리본 벨트로 전통미를 더하는 등 단아함·여성미가 강조됐다. 순백의 의상에 깨끗한 정치, 새 출발’이라는 염원을 담았다는 게 윤 대통령측 설명이다.

경축연회와 외빈 만찬 때도 순백의 의상을 입었다. "평범해 보이지만 품위 있는 차별화", 특히 취임식장의 A라인 순백 코트 드레스에 대해선 "화려하지 않지만 커리어우먼다운 우아한 영부인 룩을 연출했다"고 패션 및 이미지 전문가들이 평가한다.

현대사회의 영부인 패션은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이미지를 만든다. 김 여사가 본업의 휴업 내지 폐업을 피할 수 없겠으나, 특유의 영부인 패션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부인의 패션은 그 자체가 국격이자 외교이며, 정치적·경제적 파급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영부인의 패션 감각은 적극 살려져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게 오히려 문제다. 유명 디자이너의 명품으로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미국 역사상 최고의 영부인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재클린 케네디(1929~1994)는 당대 유행의 선도자였다. ‘재키 스타일’ ‘재키 룩’이라는 말이 패션 역사에서 하나의 용어가 됐을 만큼 개성적인 매력을 뽑냈다.

미국에선 누군가 국내외 영부인이 화제에 오르면 예외 없이 재클린과 비교되는 등 오늘날까지 하나의 준거로 작용한다. 엄청난 광고 및 경제 효과를 창출한 미국의 ‘미셸 오바마’와 프랑스의 ‘카를라 브루니’도 환호를 받았다. 김 여사 역시 그런 효과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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