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

6·1 지방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도지사 후보를 둘러싸고 여권 후보들 간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온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강 후보 측도 누군가의 중재로 더 이상 김 후보를 겨냥한 비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강 후보와 단일화 여부에 대해 "경기도민 분들께서 맞다고 생각하시는 그 시선을 따라갈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긍정적인 의중을 비친 것이다.

이와 같은 발언이 나온 후 강 후보 측도 "깜짝 놀랄 만한 ‘어마어마한 분’까지도 직접 전화해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하지 말아달라. 함께 잘 싸워야 하지 않겠냐’고 당부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중재는 강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학 선배인 윤석열 대통령 측의 의견이 양쪽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의 최측근인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는 이날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며 "오늘 저녁 7시 TV토론(KBS 주최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이 김 후보가 강 후보와 어떤 관계가 될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김 후보는 일단 오늘 TV토론에서 강 후보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김 후보가 지난달 28일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단일화’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자체가 도민에게 온당한 자세가 아니다",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지켜야 할 선을 지키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정치는 ‘명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앞서 강 후보가 김 후보 측에 제시한 ‘단일화 3대 조건’을 수용할 것을 호소했다. 강 후보가 제시한 조건은 △단일화를 위한 양자TV토론 3회 실시 △역선택 방지 등 국민의힘이 원하는 모든 방식의 여론조사 수용(단, 소속 정당을 표기하지 않고 각자 이름만으로 여론조사) △단일화 패자는 단일화 승자의 선거 운동에 적극 참여 등 세 가지다.

무소속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
무소속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

김 대표는 "즉, 국민의힘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강용석 대(對) 김은혜’로 승부를 가리자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단 하나도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단일화할 명분을 주고 출구전략을 마련하며 아름답게 가야지, 김 후보가 강 후보의 양보만을 요구하는 교만한 태도를 보인다면 강 후보는 끝까지 완주할 수밖에 없다. 절벽을 향해 ‘치킨게임(양쪽이 양보하지 않은 채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사실 김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민주당에 빼앗긴 경기도를 되찾아올 인물이 단일화된 김은혜겠느냐, 단일화된 강용석이겠느냐"며 "강 후보는 무소속이라는 타이틀과 ‘올드미디어’들의 의도적인 외면을 안고서도 (지지율) 10.1%를 기록했다.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10.1%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강 후보가 제시한 3대 조건에 따라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강용석 선거캠프는 그 누구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우파의 승리를 위해 뛸 것"이라며 "김 후보로 단일화된다고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깜짝 놀랄 만큼 어마어마한 그분도 직접 전화하실 정도로 경기지사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이제 판단은 경기도민과 국민들의 몫"이라며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오늘 저녁 7시 TV토론에서 진정으로 우파 국민들을 위해 싸우려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오늘 KBS TV토론을 통해 우파 국민 모두가 감동을 받느냐는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어떠한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후보는 경기도지사 선거 후보에 각각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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