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
다음 달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

12일부터 양일간 6·1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후보등록이 시작됐다. 대선 이후 불과 석 달도 지나기 전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초기 국정운영동력을 좌우하는 선거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 그리고 충청 지역을 꼽고 있다.

광역과 기초지자체를 막론하고 영남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호남 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양당 모두 우세를 보이는 지역에서는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나마 변수로 꼽히는 지역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출신지역인 경남 김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 정도다.

◇서울, 시의원·구청장 선거 결과가 승패 기준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현 시장의 재선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에서 송영길 전 당대표가 출사표를 던지긴 했지만 대부분의 정치인생을 인천에서 했기에 서울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서울지역 선거에 신경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의회와 구청장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시의회에 단 한명의 지역구의원도 당선되지 못했다. 비례대표로 세 명의 시의원이 당선됐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이종환 시의원이 당선되며 현재 서울시의회의 국민의힘 의원은 4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85명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시의회의 지원이 없으면 조례나 예산안 통과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시의회 의석을 최대한 많이 가져오기 위해서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소속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의 국회의원 당선으로 인해 현직 서울시 자치구 구청장은 24명이다. 이 24명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보수정당 강세지역으로 꼽혔던 송파·강남에서까지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에 자리를 내준 것은 당시 자유한국당에게 큰 충격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소 절반 이상의 구청장 자리를 확보해야만 ‘승리한 선거’로 평가할 수 있는 처지다.

◇이재명 ‘본진’이었던 경기도, 탈환이냐 수성이냐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도는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지난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앞섰던 지역이다. 민주당 역시 ‘경기도 사수’를 목표로 걸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후보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에서도 김은혜 전 의원을 대항마로 세우며 남경필 전 지사 이후 4년만의 경기도지사직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경기도지사와는 별개로 경기도 내 시·군 기초지자체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가 선거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8명의 현역 기초단체장이 출마한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단 1명의 현역 단체장도 없다. 그나마 신계용 전 과천시장, 백경현 전 구리시장, 김성제 전 의왕시장 등 전직 시장·군수가 3명이 있고 전직 국회의원들이 있어 이름값으로는 해 볼만한 승부라는 평이 나온다.

역시 경기지사와는 별개로 경기도 내 31개의 기초지자체장 자리 중 최소 절반 이상을 어느 쪽에서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다.

◇민심의 바로미터 충청, 이번 선거에서는 어느쪽에

충청지역은 대선·총선·지방선거를 막론하고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했다. 충청 지역에서 승리한 쪽이 최종 선거 결과에서도 승리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3·9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도에서의 열세를 서울·충청지역에서의 우세를 바탕으로 만회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충청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충청북도·충청남도·대전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 등 광역·특별지자체는 물론 기초지자체장 32석 중 24석을 민주당이 가져가며 완승을 거뒀다. 2014년 지방선거와 완전히 뒤바뀐 결과에 당시 새누리당은 망연자실했고 민주당은 환호성을 질렀다.

◇한 번에 여러 장 투표하는 지방선거, 표 몰아주기 현상

한 지역의 광역·기초 지자체에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한 번에 투표권 여러 장을 행사하는 지방선거의 특성이 크게 작용한다. 투표장에 가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투표권을 모두 행사하다 보니 한 쪽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투표결과를 분석해 보면 기초단체장의 득표율과 광역단체장의 해당 지역 득표율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지방선거는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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