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미카
와타나베 미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라고 했다.‘자유’를 핵심 가치로 삼고 새 정부가 출범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모든 분야에서 망가질대로 망가진 국가를 재건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탈원전 정책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원리에 어긋나는 정책으로 경제를 폭망시켜 기업은 위축되고 미래세대는 희망을 잃었다.

독선적인 외교노선으로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특히 한일관계는 거의 단교에 가까운 최악의 상태로 고착되고 말았다. 갈수록 과격해지는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위장평화쇼로 국민을 기만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어 왔다. 사회에서 다양성은 사라지고,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는 억압을 받아 정권의 의향과 다른 의견을 가진 국민은 국민 취급도 받지 못했다. 그야말로 지난 5년은 암흑시대였다.

일본 국내 여론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으로 한숨을 돌리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일본 관련 실무자에는 한일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재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진 차기 외무부 장관은 미국 외교전문가이지만, 동경대학 유학 경험도 있어서 한일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한다. 윤덕민 주일본대사 내정자는 국립외교원장 출신의 일본 전문연구가이다. 일본어도 유창하고 일본인의 심리적인 특징도 잘 파악하고 있어, 양국 관계 개선의 물밑 작업에 적합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반 일본 국민이 보는 시선은 아직도 냉정하다. 일본 TBS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일관계 개선에 ‘기대한다’가 44%, ‘기대 안한다’가 46%였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인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중국이 경제발전이 되면 민주화가 될 것을 믿고 경제 지원을 해온 미국이 대중국 정책을 완전히 바꿨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 중국을 디커플링 하면서 인도·태평양 경제공동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새로운 경제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환경 변화에 따라 한국의 입장도 당연히 달라진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장 가깝고, 안보·경제적으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양국관계가 악화되면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문화적으로 손실이 매우 크다. 앞으로 양국관계가 국민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면, 경제적·문화적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클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의 시민의식을 먼저 개선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처럼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고, 스스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결국은 민도가 지도자를 결정하고, 사회의 성숙도를 결정한다. 성숙한 시민이 성숙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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