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섭 창작 오페라 '운림' 22일 국립극장서 첫선

옛 이야기 소재로 한 판타지...무대공간 전체가 입체영상
금강산 자락 실존하는 연못서 주인공 이름 '운림' 빌려 와
최영섭, '그리운 금강산' 등 세계 금악사 남을 명곡들 남겨

 
인천문화예술회관 노래비(碑).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가곡의 하나‘ 그리운 금강산’(최영섭 작곡)은 세계 무대에서도 명성을 쌓고 있다.

창작 오페라 ‘운림’이 오는 22일 국립극장(해오름)에서 첫 선을 보인다. 최영섭 작곡가(1929~ )가 평생 가슴에 품어 온 금강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사랑을 그린 창작 오페라, 우리 옛이야기를 소재로 제작된 판타지 오페라다. 필생의 오페라로 ‘운림’을 구상해 온 최영섭은 2009년 1차 작곡을 마치고 10여년간 수정을 거쳤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 탄생 60주년 기념공연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연기, 이번에 초연되는 것이다. 최영섭이 6·25전쟁 시절 헌 책방에서 발견한 설화집 속 ‘운림지’ 이야기를 모태로 ‘오페라 운림’의 역사가 시작됐다.

‘운림’은 금강산 자락에 실존하는 연못 ‘운림지’서 따온 주인공 이름이다. 인간의 욕망에 휘둘리며 죽어가는 숲을 다시 살려내면서, 여주인공 용희와 사랑을 이뤄간다. 운림·용희의 만남과 사랑(1막), 두 연인의 이별(2막), 재회 및 이들을 둘러싼 숲속의 생명이 다시 생기를 되찾고 열매를 맺는다(3막)는 내용이다.

이번 공연에 활용될 ‘프로젝션 매핑’ 또한 기대를 모은다. 무대공간 전체를 입체영상으로 둘러싸는 이 최첨단 무대장치를 통해, 기술융합을 넘어 예술이 기술과 만나 어떻게 감동을 증폭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자주인공은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오페라 대상 수상자(제10회) 강신모, 신예 구본진 두 테너가 부른다. 여주인공 공주 용희 역은 소프라노 양지·이우연이 맡는다. 그 외, 화선(‘꽃의 요정’ 소프라노 김서영·김해리) 조선(‘새의 요정’ 소프라노 신재은·장재영) 목선(‘나무의 요정’ 소프라노 이효정·심하애) 산신령 (베이스 신명준) 사냥꾼( 바리톤 김인휘) 나무꾼(바리톤 오세원) 등이 등장한다.

최영섭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수학했다. 한국 클래식음악의 본격적인 1세대에 해당한다. 추계예술대·한양대·중앙대 음대 교수를 역임하는 한편, 한국가곡의 발전·보급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다(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 공동대표, 한국예술가곡연합회 회장, 서울작곡가포럼 고문 등).

무엇보다, 세계 음악사에 남을 ‘그리운 금강산’(1961년 한상억 작사) 외 다수의 명곡을 남겼다. ‘그리운 금강산’은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 때 ‘실향민의 마음’ ‘분단의 아픔’을 대변하는 노래로 알려지면서 한국인의 국민가곡이 됐다.

2022년 월드컵 기념 3대 테너(플라치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파로티, 호세 카레라스) 공연 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는다.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볼쇼이 합창단, 미샤 마이스키(첼로) 등이 자기 음반에 ‘그리운 금강산’을 수록하는가 하면, 공연 목록에 추가하는 해외 성악가들도 늘었다. 77세의 도밍고는 마지막 서울공연(2018년)에서 또 한번 정확한 한국어발음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들려줬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의 오페라 ‘운림’이 오는 22일 국립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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