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제 식량 위기 해소 대책 발표..."곡물 못나오면 아프리카 굶어 죽어"

"미국 농민은 민주주의의 곡창지대", "미국 농업수출이 우크라 곡물 공백을 메우게 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캥커키 ‘제프 앤드 지나 오코너’ 농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
"미국 농민은 민주주의의 곡창지대", "미국 농업수출이 우크라 곡물 공백을 메우게 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캥커키 ‘제프 앤드 지나 오코너’ 농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악천후’까지 겹쳐 국제 식량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전 세계 식량난 해소를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식량안보’를 둘러싼 미국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모양새다. 에너지와 함께 식량자급까지 가능한 나라는 지구상에 미국과 러시아 뿐인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일리노이주 캉커키의 한 농가를 방문해 연설했다.

"미국의 곡물수출이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장애로 많은 아프리카인이 굶어 죽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항구 접근과 물품 배송을 막는 게 흑해 러시아 전함이다."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비난했다.

실제, 곡물가격 폭등세 속에 소말리아·케냐·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전 세계를 먹여 살리는 여러분이야말로 민주주의 곡창지대, 경제의 근간이자 자유의 근간이다. " 바이든 대통령이 거듭 미국의 농민들을 추켜세웠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 내 곡물생산을 늘리기 위해 같은 해 동일 경작지에서 두 종류의 곡물을 재배하는 이모작 보험 가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비료를 덜 사용하도록하는 기술 주도형 정밀농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재원을 두배(2억5000만 달러에서 5억 달러)로 늘린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 우크라이나 사일로에 2000만t의 밀이 쌓였으나, 수출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가격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13% 상승했다. 코로나19 펜더믹 이전에 비하면 70%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앞으로도 일명 ‘세계의 빵 바구니’였던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 급감과 함께 러시아의 식량무기화, 악천후로 인한 미·중의 생산 감소 때문에 기록적인 수준의 곡물가격이 예상된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월 말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국제 정세가 복잡 엄중하다. 식량안보를 위해 항상 긴장해야 한다. 더 많이 생산해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 중국의 곡물 매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의 곡물 창고’를 자청하고 나선 바이든 발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식량안보 문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곡물수입량은 연간 1717만톤(세계 7위)으로, 식량안보계획의 실행력을 담보할 법적 구속력과 국가재정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곡물을 시리아로 빼돌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시리아가 목적지일 가능성이 가장 크며, 그곳에서 다시 다른 중동 국가들로 곡물이 공급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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