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의 주택가가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철저히 파괴됐다. 러시아 국경에서 약 40㎞ 떨어진 하르키우는 집중공격을 받은 도시의 하나다. /로이터 연합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살해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러시아 군인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전범 재판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러시아군 포로 3명과 러시아군 1명의 전쟁 법 등 위반 혐의 재판이 곧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칸테미로프스카야 탱크 사단의 바딤 쉬시마린(21) 하사는 6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처음 재판정에 선다. 2월 18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전투기를 피해 차량을 훔쳐 달아나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비무장 남성을 총으로 사살했다. 쉬시마린 하사가 민간인 살해 지시를 받았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민간인들의 신고를 막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최대 15년형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러시아군 2명은 2월 24일 트럭에 탑재된 로켓포로 하리키우 지역 가정집·민간 건물 등을 포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개가 확인되지 않는 미하일 로마노프에 대해선 결석재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3월 브로바리 지역 마을의 집에 침입해 남성을 살해하고 부인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데 이어 어린아이들까지 위협한 혐의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벨고로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측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바셰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에 따르면 "국경을 넘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솔로키 마을에서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의 첫 사망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벨고로드 등 국경을 넘나들면서 연료 저장시설이나 군사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에 장악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의 친러 정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영토 병합을 요청하기로 했다. "희망자 모두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하는 게 다음 절차"라고 헤르손 민·군 합동정부가 밝혔다. 주민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지역 정부와 러시아 정부간 협정에 근거해 헤르손의 러시아 편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그런 결정을 위해선 과거 크림반도에서와 같은 명백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주민투표 절차의 필수성을 지적한 것이다.

헤르손주 위치(붉은색). 오른쪽이 자포리자주와 돈바스, 아래쪽이 크림반도. /위키피디아 연합
헤르손주 위치(붉은색). 오른쪽이 자포리자주와 돈바스, 아래쪽이 크림반도. /위키피디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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