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욱
김승욱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쌍둥이 적자라는 최악의 퍼펙트 스톰 경제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지금은 외환위기 직후 출범한 김대중 정부 때보다 더 나쁘다.

그때는 기업부채는 많았지만, 가계와 국가재정은 건전했고 경제기초체력은 튼튼했다. 경제성장율은 7% 수준이었으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지도 않았다.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금모으기에 동참해 위기를 극복했다.

지금은 어떤가?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가와 곡물가격은 떨어질 기미가 없다. 중국의 코로나로 인한 도시봉쇄는 글로벌 공급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은 40년 만에 최고로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빠르게 올려, 세계경제 침체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기업부채, 국가부채 모두 위험수위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서 한전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350개 공기업 부채가 583조 원에 달한다. 필요 이상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정치방역으로 인해 소상공인이 고통을 떠안아 폭탄의 뇌관이 되었다.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수지적자가 겹쳐 쌍둥이적자 우려까지 있다.

잘못된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전세대란 재현 우려도 있다. 부동산 재폭등 염려로 공급을 늘리기 위한 주택규제완화정책을 펴기도 어렵다. 계급투쟁 역사관을 가진 주사파 문재인 정부는 온 국민을 분열시켜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게 되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경제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5분위 기준 고소득계층과 저소득 계층의 빈부격차는 4.83배에서 5.23배로 더욱 커졌다. 부채보유가구의 평균부채잔액도 40% 이상 늘었다. 빈곤계층을 지원하려고 해도 정부 곳간이 비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유’입니다."라고 하며 자유를 35번 언급했다. 그리고 도약과 빠른 성장으로 양극화와 사회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이 가져야 할 올바른 역사인식은 근대성에 대한 바른 이해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기아와 질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연의 위협 앞에서 속절없이 존엄성이 훼손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시작한 것은 중세 말기에 유럽의 서쪽이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으로 개인의 중요성과 천부인권이 발견되고, 자유·자립·자치 정신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재산권이 확립되면서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되고 기술혁신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인류는 비로소 자연의 재앙 앞에서 최소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근대화는 전 지구로 퍼져나갔다. 전체주의 왕조국가 조선에도 기독교를 통해 그리고 일제시대를 거치며 유입되었다. 해방 후 민주공화국이 수립되고 선진국처럼 경제적으로 잘살게 되고, 정권이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민주주의도 성숙했다.

이제 남은 일은 서구 근대문명의 원동력인 개인의 자유를 체질화하여, 상식이 통하고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개인의 삶을 국가나 남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고, 사상의 자유를 가진 진정한 자유인의 대한민국을 세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 더 이상 진영논리나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는 국민으로 가득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취임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역사인식이다. 역사상 가장 어려운 경제위기 앞에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적으로 자유화 시대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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