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한국당, 대한민국 정체성 지키면 生, 촛불 좇으면 死‘
[시론]한국당, 대한민국 정체성 지키면 生, 촛불 좇으면 死‘
  • 서명구
  • 승인 2018.0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3 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거의 한 달이 되었다. 선거 전부터 이미 전문가들과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참패가 예견되었지만, 선거 이후 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홍에 휩쓸려 들어갔다. 

시인 이형기(李炯基)는 ‘낙화(落花)’에서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말했지만, 자유한국당은 ‘퇴장의 미학’을 보여주기는커녕 여전히 살아남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이 지난 30여년간 온갖 이유를 붙여 추진해온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 및 선거공영제 등이 오히려 강고한 카르텔정당만 키워 온 셈이다.
  
현재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패인 분석과 향후 수습방향을 놓고 가히 백화제방, 백가쟁명식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당의 행태에 대해서는, 자신의 유불리만 따지는 안일한 기회주의, 욕심과 위선, 안일과 궤변으로 일관한 기득권 세력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일치된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자체 인재 재생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일회용 꽃꽂이식 인재 충원에만 의존해 와 오늘의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당의 이념적 지향에 관해서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으로 논의가 펼쳐지고 있다. 개중에는 그동안 당의 행태가 보여준 여러 문제점들을 이념적 문제로 환원시켜, 차제에 이른바 보수 세력과 보수 이념을 궤멸시키려는 음험한 의도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관변 언론, 자유한국당 보수이념 궤멸의도로 공격 

특히 관변 성향의 언론을 중심으로 이러한 시각이 강하게 전파되고 있다. 심지어 좌파세력들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만이 이른바 보수 세력이 살길이라는 식의 우롱의 언사까지 들려오고 있는 현실이다.
  
먼저 앞으로 나아갈 가치와 방향으로서 다양성, 시장, 시민사회의 자율성 존중 등을 강조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개인주의, 자유주의, 합리주의를 강조하고 더불어 공정성과 공적 가치를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가치들은 그동안 한국의 보수 정당이 표방은 해왔으나 제대로 실천해 내지 못했던 것들이라는 점에서 이 시점에서 재삼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만 논의가 원론적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계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가치를 이른바 ‘촛불혁명’ 혹은 ‘촛불정신’과 연결시키는가 하면, 갑자기 역사, 역사의 흐름, 대세, 시대정신, 역사의 섭리, 심지어 신의 섭리 등 얼토당토않은 추상적 거대담론과 연결시켜 논의를 오도하는 경우이다. 이야말로 촛불의 이데올로기화, 21세기 한국의 새로운 ‘정치신학’인 것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촛불 군중의 민심과 ‘촛불정치’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이것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특히 상식, 인권, 평화, 상생, 환경 등 누구나 솔깃할 추상적 가치를 ‘촛불 명령’이라고 자의적으로 강변하면서, 이른바 보수세력 전체에 대해서 촛불의 진실을 이해하지 못한 집단의 수구 냉전적 사고라고 매도하고 있다. 
  
특히 보수 노선은 냉전, 친미, 반북, 지역주의, 재벌체제를 기반으로 했다고 비난하면서, 이제는 민족공동체에 대한 무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자못 엄숙하게 요청하기까지 한다. 남북 및 미북협상의 발목잡기 등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문정부의 노력을 더 이상 비난, 모욕하지 말고, 냉전적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 옳고 위대하다는 21세기 정치신학, 촛불정신  

그러면서 평화공존 노선 즉 비핵평화, 남북공존, 교류협력 등을 받아들어야 하며 뜬금없이 연방제까지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이것이 보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저들이 주장하는 ‘촛불정신’ 혹은 시대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현실이 아닌 거짓, 좋게 보아도 환상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만 하더라도 문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은 아무런 현실적인 근거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는 것이 점차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김영호 교수가 더자유일보 칼럼 “보수가 진보, 진보는 반동 형국”에서도 정확히 지적한 바 있거니와, 현재 한국의 문제는 결코 보수, 진보가 아니다. 그것은 허상이냐 진실이냐 혹은 환상이냐 현실이냐의 문제인 것이다. 

모래 위에 누각을 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좌우 ‘양 날개’로 날기 위해서는 먼저 몸통 즉 대한민국이 올바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가치를 확립하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보수 혹은 우파적 가치의 가치를 정립해야 한다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도 멀지 않다. 먼저 올바른 좌표, 환상이 아닌 현실적인 좌표를 설정하기 위한 치열한 투쟁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참다운 대한민국의 가치를 내면화 한 새로운 리더십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역사에도 왕도는 없다.

smg2018@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