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32.68p(3.77%) 내린 833.66, 원/달러 환율은 13.3원 오른 1,288.6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 2020년 11월 20일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32.68p(3.77%) 내린 833.66, 원/달러 환율은 13.3원 오른 1,288.6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 2020년 11월 20일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물가 급등과 금리 인상 우려에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2550.0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1월 19일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후에도 증시는 ‘시계제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을 주워 담고 있다.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에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는 손절매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수는 재투자로 대응하고 있다. 이른바 ‘물타기’다. 물타기는 주가가 떨어져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평균 매수단가가 현재의 주가보다 높을 때 손실을 줄일 목적으로 일정 기간을 두고 계속 매수하는 방법이다. 주가가 반등하면 다행이지만 추가 하락하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부터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개인투자자의 국내 및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226조1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165조2000억원으로 코스피시장에 132조2000억원, 코스닥시장에 33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은 522억3000만 달러다. 각 연도 말의 환율로 환산하면 약 61조원이다. 2018년 15억7000만 달러, 2019년 25억1000만 달러에 그쳤던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 2020년에는 1년 전보다 7.86배 증가한 197억30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쓸어담았다. ETF는 코스피지수나 코스닥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를 2배로 추종한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이 2배 더 나기 때문에 통상 주가 반등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사들인다. 한마디로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국내 증시의 반등을 점치고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다.

키움증권이 지난 11일 고객들의 계좌를 조사한 결과 보유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5개만 플러스 수익률을 냈을 뿐 45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0%가 손실을 본 것이다. 보유 상위 5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18.1%다.

이처럼 손실이 불어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주식 매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액은 682억 달러다. 지난해 12월 말의 779억 달러 대비 97억 달러(약 12조4500억원)가 사라졌다. 연초 이후 거래를 고려하면 손실이 20조원에 달한다는 계산도 나온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해외에서 104억3000만 달러(약 13조2846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들어 ‘서학개미’의 개별 종목 손실이 30~7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4조~9조원의 손실을 추가로 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초 이후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은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QQQ(TQQQ) ETF다. 나스닥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으로 2조1218억원 순매수했지만 손실률이 64.3%에 달한다.

순매수 2~10위 종목도 모두 손실을 냈다. 순매수 2위인 테슬라의 손실률은 34.4%다. 서학개미는 연초 이후 이 종목을 1조7601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3위인 디렉시온데일리세미컨덕터불3셰어스(SOXL) ETF의 손실률은 72.6%다. SOXL ETF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순매수 10위인 BMO마이크로섹터FANG이노베이션3X레버리지(BULZ) 상장지수증권(ETN)의 손실률은 80.5%에 이른다.

해외 레버리지 투자의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투자자 보호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레버리지 ETF·ETN 등 국내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사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 고위험 상품에 대해서는 진입장벽이 없다. 지수를 2배까지만 추종할 수 있는 국내와 달리 해외는 3배 레버리지가 주를 이뤄 사실상 더 위험한데도 거래가 자유로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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