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강용석 무소속 후보의 심경이 복잡하다.

‘자유우파 후보’를 표방하고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본인의 선거 완주가 자칫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후보자등록을 마친 지난 13일 이후, 경기지사 선거의 판세는 복잡하다. 여론조사에 따라 결과가 제각각이다. 본지가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10%p 이상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경기도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김은혜 후보는 40.5%, 김동연 후보는 38.1%의 지지율을 기록해 초접전 양상을 띠었다.

또 중부일보가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조사한 결과는 김동연 후보 42.5%, 김은혜 후보 41.8%로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오히려 김동연 후보가 앞섰다.

이처럼 여론조사마다 공통적인 추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제각기 다른 결과를 나타내고 있어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 중 어느 누구도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강용석 후보의 거취다. 여론조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 후보가 5% 이상의 지지는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강 후보가 선거를 완주한다면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자유우파 후보’를 표방하는 강 후보로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에 유리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본인의 선거 완주가 자칫하면 우파 지지 유권자들의 표를 분산시켜 김동연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강 후보의 출마는 그의 국민의힘 복당 신청을 당 최고위가 거부하며 정당한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강 후보가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는 선거를 완주하는 것이 맞겠지만 이는 내심 민주당이 바라는 상황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강 후보가 운영했던 유튜브채널 방송내용을 언급하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도 이준석 대표와 강 후보간의 갈등국면을 계속 유지시키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미 강 후보는 김은혜 후보를 향해 공식적으로 단일화 제안을 했다. 하지만 김은혜 후보 측은 ‘도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강 후보의 지지율이 유의미한 숫자를 보이고 있는만큼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결국 강 후보에게 일방적인 사퇴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강 후보의 자존심을 어떻게 세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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