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이후 중립국 고수하다 러, 우크라 침공에 급변
나토 "가입 절차 신속히 진행" 부정적인 터키 막판 변수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오른쪽)과 산나 마린 총리(왼쪽)가 15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나토 가입 신청정을 공식화했다. /EPA=연합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오른쪽)과 산나 마린 총리(왼쪽)가 15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나토 가입 신청정을 공식화했다. /EPA=연합

핀란드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가입이 실현되면, 핀란드·스웨덴 양국은 74년 만에 군사중립국 위치를 포기하게 된다. 러시아와 1300km 국경을 맞댄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1948년 이후 군사적 중립을 고수해 왔다. 혹독한 희생, 역사적 체험의 결론이었다. 스웨덴 역시 1949년 나토 출범 당시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선언한 이래, 중립을 지켜왔다.

핀란드 정부가 15일(현지시간) 나토 가입신청을 결정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오늘 대통령과 정부 외교정책위원회는 의회와 상의한 끝에 나토 가입을 신청하기로 합의했다. 역사적인 날이다.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핀란드 의회 200명 의원 대다수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나토가입 결정을 통보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예전 같은 협박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놀라운 점은 그가 이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당장 즉각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 같진 않다." 스웨덴 또한 빠르면 16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나토는 핀란드·스웨덴의 가입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양국의 가입에 환영의 뜻을 표해 온 나토 대다수 회원국과 달리,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다" 라며 의견 표명을 해 온 터키가 막판 변수다.

핀란드의 군사중립국 포기의 역사적 의미와 시사하는 바에 세계적인 이목이 쏠린다. ‘핀란드화(Filandization)’란 강대국 눈치를 보면서 점차 자국의 이익을 양보하는 ‘약소국 외교정책’을 지칭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앞으로 긍정적 적극적 해석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핀란드는 1939·1944년 러시아(당시 소련)와의 두 차례 전쟁에서 영토의 약 10%를 잃었고 대량의 전사자를 냈다. 이후 핀란드는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자국 내정 및 외교에 대한 러시아의 간섭에도 최대한 충돌을 피해왔다. 불가피한 자구책이었으나, 결국 핀란드는 주권유지와 경제성장 둘 다를 얻었다. 우크라이나와 대만에 대해서도 ‘핀란드화’ 해법이 제시되곤 하는 이유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핀란드는 나토와 조금씩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시작한다.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가입 관련 국민여론이 찬성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서 나토 가입에 동의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76%에 달한다(반대 12%).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왼쪽에서 3번째)가 15일(현지시간) 스톡홀름의 집권 사회민주당 당사에서 특별회의 후 국방·외무 장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회민주당 역시 이날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연합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왼쪽에서 3번째)가 15일(현지시간) 스톡홀름의 집권 사회민주당 당사에서 특별회의 후 국방·외무 장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회민주당 역시 이날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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