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親 노조' 바이든 영향...1년 전보다 57% 급증

작년 12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스타벅스 매장의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노조결성 찬반투표 개표를 지켜본 뒤 찬성 측이 승리하자 환호하고 있다.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이날 투표는 찬성 19명, 반대 8명으로 집계됐다. NLRB가 투표결과를 승인하면 미국 내 9천 곳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처음으로 노조가 생긴다. 스타벅스는 50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왔다. /로이터=연합
작년 12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스타벅스 매장의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노조결성 찬반투표 개표를 지켜본 뒤 찬성 측이 승리하자 환호하고 있다.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이날 투표는 찬성 19명, 반대 8명으로 집계됐다. NLRB가 투표결과를 승인하면 미국 내 9천 곳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처음으로 노조가 생긴다. 스타벅스는 50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왔다. /로이터=연합

스타벅스·애플·아마존 등 미국 전역에서 노동조합 설립이 급증하고 있다. 노조(union)의 이니셜을 딴 ‘U세대’, 20대 초반부터 30대까지의 젊은 연령대가 이 흐름을 주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극심한 인력난·양극화 등이 노조 설립 ‘붐’의 이유로 꼽이지만,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논리가 주요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 CNBC 방송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접수된 노조 대표자 인정 요청 건수는 1174건에 달했다(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

작년 스타벅스 뉴욕 매장의 노조 설립이 화제가 됐었다. 창립 이래 50년간 무노조 경영을 해 온 스타벅스 역사상 최초였기 때문이다. 이후, 250여 개 매장에서 노조 설립 신청이 접수됐고 그 중 54곳이 공식 노조를 결성했다. 아마존도 지난달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의 창고노동자들이 노조설립 투표를 가결했으며, 다른 주의 창고노동자들도 노조를 추진 중이다. 애플스토어 역시 뉴욕·애틀랜타·볼티모어 등에서 노조 설립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여론 또한 우호적이다. 지난해 9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노조를 지지한다"고 답해, 1965년(71%)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18∼34세 젊은 근로자들의 노조 찬성 비율은 더 높았다(77%).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 하는 동안, 안전장치 없이 더 많은 업무에 시달려야 했던 근로자들의 불만이 분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코로나 특수’로 천문학적인 돈을 번 아마존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경영진의 급여를 늘린 반면, 일반 근로임금은 거의 올리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역대 가장 노조 친화적 대통령’을 자칭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결성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을 지지하면서, 근로자들에게 우호적인 정치환경도 조성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개막한 ‘국제 전기공 노동조합’(IBEW) 총회에 참석해 "노조가 미국 중산층을 건설한다. 노조가 민주주의를 제공한다"며 추켜세웠다. 중간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의 ‘친(親)노조’ 성향을 적극 강조한 것이다. IBEW는 미국·캐나다·파나마·괌·푸에르토리코·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의 전기산업 근로자·은퇴자 77만5000여명을 거느린 거대 노동조합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일 백악관에 아마존과 스타벅스 노조지도자 등 39명의 노동운동가를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노조 저지에 나섰다. 스타벅스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 최근 점장들과 회의에서 "바리스타들의 처우 개선을 검토 중이지만 노조 사업장 적용은 어렵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반(反)노조 캠페인’, 애플의 일대일 면담 등 노조 방해작업도 전해진다.

기업의 생산성 저하는 물론, ‘시위를 위한 조직’으로 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봉 1억 다수의 ‘귀족노조’ ‘시위 전문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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