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16일 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연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16일 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연합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지난 16일 3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0.135%포인트 오른 3.046%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지난 3거래일 간 3%를 하회한 3년물 국채 금리는 4거래일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빅스텝 가능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3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전일보다 0.17%포인트 가량 급등한 3.082%까지 치솟았다.

2∼5년 중단기물도 0.1%포인트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103%포인트, 0.114%포인트 상승으로 3.225%, 2.821%에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3.277%로 0.056%포인트 올랐다. 20년물은 3.215%로 0.027%포인트 올랐으며, 30년물은 0.021%포인트 상승한 3.135%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16일 조찬 회동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데이터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4월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채권시장은 예상치 못한 빅스텝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한국은행은 갑작스러운 시장 금리 급등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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