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오전 페이스북에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오전 페이스북에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지사 선거의 우파후보 단일화를 두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강용석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낮아지는 모양새다. 강 후보가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측과 단일화 관련 통화를 했다는 내용을 공개한 이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강 후보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를 지켜본 국민의힘 입장에선 단일화에 대해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의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에 대해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과의 단일화는 검토도 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관련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으며 단일화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관련 내용에 대한 대통령 대변인실의 답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대통령 대변인실은 "대통령은 강용석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이 없습니다. 보도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경기지사 후보 당사자인 김은혜 후보가 비관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강용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부정적 기류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지난 1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단일화에 대해서는 선거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원과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지 저의 유리함을 타진하기 위해 생각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단일화를 깊숙이 바라보는 분위기도 없다"고 단일화 실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강용석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구원(오래된 원한)’에 대해서는 의심할 분들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대표와 강 후보 간 ‘악연’으로 인해 당에서도 후보 단일화에 적극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혜 후보 측 관계자도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 내에서는 강용석 후보의 태도에 대해 상당히 실망스러워 한다"면서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오히려 하지 않는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지난해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이 대표가 성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강 후보를 고소했다. 지난달에는 강 후보의 복당이 불허되고, 강 후보가 해당 영상을 내리는 조건으로 복당을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처럼 이 대표가 강 후보와의 단일화에 강력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희망하는 경기지사 후보단일화에는 급제동이 걸린 양상이다. 현재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접전중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수층에서는 두 후보 간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도 이런 점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를 원하지만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강 후보를 대책 없이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이 강 후보가 제기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당 대표직 사퇴를 압박하고 있어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가 쉽사리 풀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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